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가 최근 투자금을 갖고 도주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는 ‘퓨어비트’(Pure-Bit)의 계좌를 출금 정지시켰다.
업비트는 최근 공지사항을 통해 “여러 암호화폐 관련 커뮤니티에서 타 거래소에서 모금한 이더리움 중 일부가 업비트로 송금되었다는 내용의 게시물이 다수 작성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업비트 지갑으로 들어온 해당 이더리움을 확인했고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는 선의의 피해를 막고자 당사의 약관상 이용제한 규정에 근거, 해당 계정에 입금된 이더리움을 임의 출금할 수 없도록 출금정지를 포함한 제한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향후 해당 계정에 입금된 이더리움에 대해 확실한 출처와 당사자 간의 권리에 대한 확인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이러한 제한 상태를 유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퓨어비트 논란은?
“수익 90% 일일 배당 등 파격 조건의 이벤트 벌이며 투자금 모집”
“4일 동안 1만3178개 이더리움 모집한 뒤 공개 채팅방부터 홈페이지 폐쇄”
“업비트, 온라인 커뮤니티 등 해당 사건 인지한 뒤 퓨어비트 추정 계좌 즉시 차단”
퓨어비트는 채굴형(마이닝) 거래소를 개설한다며 투자자들을 모집해왔다. 그러나 지난 9일부터공식 홈페이지를 폐쇄하고 SNS 채팅방에 있던 투자자들을 모두 내보내는 조치를 취했다. 채팅방 운영자 프로필에는 ‘죄송합니다’라는 문구만 적혀있어 폐쇄조치를 알렸다.
퓨어비트는 지난 5일부터 퓨어비트 거래소 사전가입 이벤트를 진행한 바 있다. 마이닝 거래소를 신설하고 수익의 90%를 일일 배당하겠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웠다.
또한 앞으로 3년 동안 발행한 자체 암호화폐인 퓨어코인의 90% 이상을 소각한다는 조건을 걸었고, 이에 많은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4일가량 1만3178개의 이더리움(EHT)이 투자금으로 모집됐다.
당시 이더리움은 약 24만 원의 시세를 형성하면서 뷰어비트가 모금한 금액은 한화로 약 31억6000만 원 규모다. 퓨어비트의 폐쇄 소식을 알 수 있었던 시기는 9일 오후 5시부터였다. 공식 채팅방에 투자자들이 강제 퇴장 당하기 시작했고 홈페이지도 같은 시간대 폐쇄됐다.

이더리움 세탁 가능성은?
“이더리움 세탁 가능성 높아”
업비트 외에 나머지 거래소들의 움직임은 아직까지 들리지 않고 있다. 그러나 향후 발생될 파장을 감안해 퓨어비트의 계정을 묶을 가능성이 높다. 업비트는 퓨어비트가 입금된 계정의 500ETH를 사건 발생일 즉시 출금 정지시켰다.
퓨어비트가 1만3000여 개의 ETH 중 업비트에 소량만 입금한 것을 가늠하면 수많은 거래소에 ETH를 분산시켜 세탁에 나섰을 가능성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피해 규모가 적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업비트 외에도 다른 암호화폐 거래소들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아직까지 별다른 소식이 들리지 않는 것으로 봐 일부 거래소에서 이더리움이 세탁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추정했다.

업계 반응은?
“사기사건 등은 암호화폐 산업 불신의 골만 키워”
“정부의 이렇다 할 규제와 정책 방향 미제시도 큰 문제”
관련 업계에서는 이같은 사기 사건이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만 심어줄 뿐이라며 공동 책임 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다. 특히 암호화폐 산업에 대해 이렇다 할 규제와 정책 방향을 내놓지 못하는 정부의 모습도 이같은 어려움을 부채질한다는 인식이다.
지난 8일 김현 대한변협 회장은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 세계가 암호화폐와 관련된 법령을 마련하고 블록체인 산업을 제도권에 편입시키고 있다”며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관련 행위를 적법한 것으로 허용하되 피해자 발생이 우려되는 등 규제가 필요한 부분은 규제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