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사이트 다음의 주요 커뮤니티 중에 하나였던 ‘아고라’와 ‘미즈넷’ 서비스가 종료된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다음의 아고라와 미즈넷 서비스를 끝내기로 결정했다. 아고라는 오는 1월 7일부터 미즈넷은 1월 14일부터 글쓰기를 제한한다.
순차적으로 서비스 종료 수순에 들어가 아고라는 4월 1일, 미즈넷은 4월 8일에 마침표를 찍는다.

아고라는?
“지난 2004년 첫 선 보인 이후 ‘미네르바’ 사건 등 각종 이슈 양산하며 큰 영향력”
“2008년 이후 정부 비판 성향 두드러지면서 누리꾼 대거 이탈, 15년 역사 마침표”
아고라는 지난 2004년 12월 첫 선을 보인 토론방이다. 각종 사회 이슈에 대한 토론부터 이야기, 즐보드, 청원 등의 카테고리로 구성됐다. 그동안 사회적으로 민감한 주제들이 아고라를 통해 이슈가 됐고 유명 인터넷 논객들의 배출 창구로 유명세를 탔다.
특히 지난 2008년 하반기 리먼 브라더스의 부실과 환율폭등 및 금융위기의 심각성 그리고 당시 대한민국 경제추이를 예견하는 글을 올린 ‘미네르바’는 다음 아고라의 영향력을 보여준 대표적 사건이다.
미네르바의 글은 2007년 10월 2일부터 2008년 11월까지 80여 개의 글을 다음 아고라에 남겨 누적 조회수 730만여 건, 댓글 3만여 개, 답변 글 2000여 개, 찬성 9만여 개의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정부가 미네르바 사건에 직접 개입해 조사에 나서는 등 상당한 후폭풍이 불자 붉은 악마, readme 등 유명 인터넷 논객들이 대거 아고라를 떠났다.
일각에서는 이명박 대통령 집권 이후부터 성향이 크게 변하기 시작해 2008년 이른바 ‘촛불 정국’이 시작됨에 따라 완전한 정부 비판 성향으로 바뀌었다는 평가다.
현재는 건전한 토론이 아닌 이슈에 대한 비난글이 속출하는 등 예전의 모습을 찾기 어려워지면서 많은 누리꾼들이 아고라를 떠난 상태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개설, 국민 소통창구로 자리 잡으며 아고라의 역할이 축소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카카오 측은 “온라인 환경과 트렌드 변화로 인해 이용자들의 커뮤니티 공간이 많아지면서 아고라가 지향했던 방향도 소임을 다했다 보고 서비스 종료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미즈넷은?
“1999년부터 서비스 시작해 여성 이용자들에게 큰 인기, 다양한 생활 관심사 주제”
“커뮤니티 다양화와 SNS 플랫폼 영향력 커지면서 쇠퇴, 차별화 어렵다는 결정”
미즈넷은 아고라보다 역사가 길다. 지난 1999년 7월부터 서비스에 들어가 여성들의 주된 관심사를 주제로 잡으며 수많은 누리꾼들의 사랑을 받았다. 주로 사랑과 이별, 고부갈등, 다이어트, 육아, 인테리어 등 여성들의 생활과 밀접한 다양한 주제들이 공유됐다.
그러나 여성 관련 커뮤니티의 다양화와 스마트폰 시대에 접어들면서 SNS 플랫폼이 큰 힘을 발휘하면서 누리꾼들의 이동이 급속도로 이뤄졌다.
카카오 측은 미즈넷이 더 이상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기가 힘들다 판단하고 서비스의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미즈넷 종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미즈넷 서비스 종료로 인해 입점 파트너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여타 서비스를 통해 지속적인 협력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