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무역 보복 조치에 맞서 일본 상품 불매운동이 벌어지는 가운데 국내 카메라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캐논, 니콘, 소니 등의 일본 브랜드들이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시장에서 독보적 영향력을 자랑하기 때문에 단기적 타격은 있겠지만 장기적 타격은 없을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립니다. 다만 여론의 직접적인 공격을 받을 경우 피해가 예상보다 커질 수 있어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는 중입니다.
실제 소니코리아는 오는 11일 예정된 신제품 발표회를 취소했습니다. 내부 사정이란 이유를 들었지만 행사를 코앞에 남겨둔 상황에서 취소를 할 정도로 불매운동에 영향을 받은 조치입니다.
9일 한국소비자생활협동조합연합회는 일본 제품 불매 운동에 나선다며 일본 주요 브랜드들을 명시했습니다. 언급된 브랜드 중 캐논, 니콘, 소니, 올림푸스, 후지필름 등 카메라 제조사들이 거론됐습니다.
공식적인 통계치는 나오지 않았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현재 국내 카메라 시장이 일본 업체가 장악하고 있다는 판단입니다. 일본 카메라 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은 최대 80% 후반대에 이른다는 추정입니다. 10% 남짓은 독일의 라이카 등 일부 유럽 업체들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닛케이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디지털카메라 판매량은 2029만대며 일본 상위 5개 브랜드가 점유율 85.2%를 차지했습니다. 우리나라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입니다.
과거 일본 브랜드에 맞서고자 콤팩트 카메라와 미러리스 카메라 등 카테고리 다변화를 꾀하며 사업을 적극적으로 전개한 삼성전자는 일본 브랜드들의 굳건한 입지를 넘지 못하고 2017년 초 카메라 사업을 철수했습니다.
통상 카메라 업계에서 7~8월은 판매 성수기로 여겨집니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카메라를 구입하는 이들이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최근 온라인 가격비교사이트 다나와는 자체 판매 비율을 집계한 결과 7월 첫 주(6월 30일~7월 6일) 카메라 판매량이 6월 마지막주(6월 23~29일)와 비교해 약 9% 감소했습니다. 6월 들어 판매량이 늘어나다가 최대 성수기를 맞아 판매량이 갑자기 줄어든 것입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한 관계자는 “B2B 시장이 굳건한데다 사실상 다른 브랜드가 껴들기 힘들 정도로 일본 카메라 브랜드의 영향력은 막강한 상태”라며 “B2C 시장에서 잠시 침체를 보일 수 있겠지만 대체 수단이 없어 이번 상품불매 운동에 큰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유럽 브랜드들은 명품 이미지에 가격이 비싸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쉽지 않다”며 “최근 액션캠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어 이쪽 시장이 반사이익은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