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본주의 심장부 미국이 심상치 않다.
재스민 바람이 세계 금융의 본산 월가를 강타하고 있다.? 불안한 미국인들은 오헨리의 마지막 잎새를 바라보는 심경일 수 있다.
아랍의 봄을 가져온 재스민혁명의 조짐이 미국에서 일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금융의 상징인 월가에서 대규모 시위가 발생한 바 있다. 지난달 30일 약 2천명의 시위대는 월가 점령이라는 피켓을 들고 거리를 행진했다.
시위를 진압하는 경찰에 시위대 약 700여명이 체포됐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월가의 시위는 도미노처럼 보스턴으로 옮겨 붙으며 전 지역으로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들 시위대들이 규탄하는 내용을 들어보면 민감한 주제들이다.실업에 지친 젊은이들이 빈부격차를 규탄하고 금융회사의 탐욕을 비난하는 것들이다. 아랍의 봄을 벤치마킹해 시위를 권유한 것은 에드버스터라는 온라인 잡지였다.
에드버스터가 당초 요구한 수준인 월가의 개혁이 자본주의 개혁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인들은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금융위기 사태이후 오랜 기간을 경제적 고통 속에 지냈다.
미국 경제 부처들은 경기를 살려보기 위해 양적완화 등 여러 가지 조치를 취했지만 그다지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최근 벤 버냉키 FRB의장이 내놓은 묘수인 단기 국채를 팔고 장기 국채를 사는 이른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peration Twist)'도 큰 해결책이 못되고 있다. 미국은 각종 지표가 최악이다. 그야말로 대공황 이후 최악의 상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성화된 서민들의 고통에 빠져 허우적거렸지만 금융이나 정보통신 업계의 엘리트들은 그런 고통과 무관하게 지냈다.
세계 경제의 동력인 미국에서 심장 박동수가 이상이 생긴 것이다."돈보다는 사람이 중요하다. 은행가들은 나치다"라는 구호가 신자유주의로 10년간 높은 생활 수준을 구가한 미국에서 울려 퍼지고 있는 것이다.
대다수의 경제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아직 우려할 사항이 아니라는 진단을 하고 있다. 과연 그럴까? 미국의 높은 경제수준과 생활수준은 문맹율이 높고 억압된 체제였던 아랍계와는 다르다는 분석을 하고 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미국에서 아랍 같은 재스민 혁명이 일어나기는 어렵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미국에서 재스민 혁명처럼 극단적인 민중혁명이 일어나기는 힘든 것이 사실이다. 미국에서 이러한 일이 발생한다면 지구촌가 전체가 패닉에 빠질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세계는 그야말로 자본주의 이후를 걱정해야 하는 사태에 직면할 것이다.
1991년 고르바초프가 항복을 하고 공산주의는 지구촌에 사라졌다. 물론 북한이나 쿠바 등이 최후의 발악을 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그들은 대세가 아니다. 현실 사회주의는 실패했다고 단언할 수 있다.
플랜시스 후쿠야마 교수는 역사의 종언이라는 글을 통해 사회주의의 조종을 들려줬다. 역사가 끝났다는 말은 사회주의 역사가 끝나고 이제 인류에게 새로운 자본주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메시지를 알리는 시도였다.자본주의가 절대가치가 된 것이다.
그 사회주의가 끝나고 자본주의끼리 오순도순 시작한 진짜 자본주의가 30년도 채 못돼서 흔들리는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미국은 기회가 균등하고 자유로운 나라였다. 국민들은 양심적인 부호들과 기부 덕에 소외 받지 않고 사는 줄 알았다. 그런 공정한 사회에서 일어나는 혁명적 메시지를 어떻게 읽어내야 하는지 많은 사람들이 당황해 하고 있다.
경제적인 문제로 촉발된 혁명은 다른 문제들을 건드릴 공산이 크다. 민주당과 공화당으로 대별되고 있는 정치제체에 대한 것들도 포함된다. 산업의 구조도 많이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단순한 미국은 지워야 한다.
우리나라같이 관계가 깊은 나라들 입장에서 본다면 머리에서 쥐가 날 노릇이다.
이제 미국은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단계로 돌입했다. 예측이 불가능한 복잡계로 접어 들었다. 진화는 이제 복잡한 쪽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크다.
복잡한 진화는 빅뱅을 예비한 수순이다. 얽히고 설킨 난마를 끊는 것은 쾌도이다.쾌도이거나 빅뱅이거나 미국은 과거의 미국과 다르게 가는 것 같다. 미국의 동요는 세계 체제의 변화를 암시한다.
질풍노도처럼 밀려오는 혁명의 시대는 많은 재앙을 예비하고 있다. 워낙 미국과 연대 고리가 강한 우리나라는 이러한 동요가 삶의 구석구석까지 미칠 것이다.
흔들리지 않을 것 같은 제국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미국의 시대를 대한민국이 아직 요구하지만 혁명의 시대는 이런 요구에 부응하지 않는다.
상상도 못할 새로운 패러다임이 써 질수도 있다. 이 혁명이 새로운 질서를 짤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이런 미국의 가치가 어떻게 변모할지 아무도 모른다. 덴마크 이론물리학자인 페르박이 만든 ‘모래탑 가설’에 따르면 쌓아올린 모래가 작은 원뿔을 형성하면 모래탑은 불안정성을 향해 자기 조직화 한다. 이때 모래알 하나에도 모래탑은 무너질수 있다고 했다.
청교도, 백악관, 미군 ,공화당, 민주당, 석유 ,할리우드, 흑인, 달러, 유대인, 이민, LA ,메이저리그 와스프 ,월가, 재향군인회, 히스패닉,하버드 ,애플 한국, 북한, 나토, FTA, 록, 마약, 재즈 등등. 이런 미국의 인풋(Input)에 유장한 역사가 어떤 아웃풋(Output)으로 반응할지 결정되지 않았다.
혁명의 시대에 패자가 되기는 쉽지 않다. 새로운 참가자가 될지 주역이 될지는 우리의 힘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