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픽 쌤과 함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75년간 불화의 뿌리는 영국? 김수완 교수
[정민규 기자] 지난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무력 충돌이 발생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 수천 발을 발사하는 전례 없는 공격을 가했고, 분리장벽을 넘어 진입해 수많은 민간인을 학살하고 인질로 잡았다. 이에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거점인 가자지구를 향한 무차별 폭격을 감행했다. 또다시 발생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충돌. 75년간의 갈등은 도대체 어떠한 이유에서 좁혀지지 않는 것일까?
11월 19일 방영되는 <이슈 PICK 쌤과 함께>에서는 한국외국어대학교 중동·이슬람전략 김수완 교수와 함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를 가로막는 문제점이 무엇이며 평화체제 수립의 가능성에 대해 살펴본다.
뿌리가 같은 형제의 나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기원전 1200년경 이집트에서 모세가 유대인들을 이끌고 가나안 땅에 정착해서 건국한 나라, 이스라엘. 하지만 고대 이스라엘 건국 전부터 이곳에 정착해 살고 있던 사람들이 있었으니 바로 지금의 팔레스타인인이다. 사실 이 땅엔 유대민족과 아랍민족, 여러 다른 소수 민족이 함께 어울려 살았다. 하지만 공통의 조상 아브라함의 후예인 이들 형제를 ‘적’으로 만든 결정적 역할을 한 나라, 영국으로부터 이 갈등은 뿌리를 내리게 된다.
이중 약속의 유산, 갈등의 시작
1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은 오스만제국을 물리치기 위해 아랍인들에게 영국을 도와 싸워준다면 전쟁이 끝난 뒤 독립 국가를 세우도록 돕겠다 약속했다. 한편으로 유럽에 사는 유대인 부자들로부터 전쟁 자금을 지원받기 위해 전쟁에서 승리하면 팔레스타인에 유대인들의 국가를 세우는 걸 돕겠다는 벨푸어 선언을 했다. 이러한 이중 약속의 결과 유대인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갈등이 커지자 영국은 결국 이 문제를 유엔으로 넘기게 된다. 그리고 1947년, 팔레스타인 지역을 유대인과 아랍인 국가로 분리하는 결의안이 통과됐다. 유대인 지도자들은 이를 받아들였으나 아랍국가들은 거부했고 1948년 5월 14일 이스라엘 건국 선포 다음 날, 제1차 중동전쟁을 시작으로 평화가 깨지기 시작했다.
비극의 데칼코마니, 라빈과 사다트
1967년 6일 전쟁을 승리로 이끈 전쟁 영웅. 이스라엘의 총리 라빈은 언제까지고 무력으로 땅을 지배할 수 없다는 걸 안 현실주의자였다. 이에 그는 미국 클린턴 대통령의 중재로 이스라엘의 가장 큰 적이었던 팔레스타인의 아라파트와 손을 잡고 이스라엘에는 평화를, 팔레스타인에는 땅을 돌려주는 역사적 합의를 이루게 된다.
그것이 바로 1993년 오슬로 평화 협정으로, 이듬해 라빈과 아라파트는 이듬해 공동으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잠시나마 평화의 가능성을 맛보았지만, 이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1995년 11월, 극우 강경파인 유대인 대학생이 쏜 총탄에 맞아 이스라엘 라빈 총리가 피살당한 것이다.
그런데 이와 너무나도 똑 닮은 일이 과거에도 있었다. 바로 이집트 대통령이었던 무함마드 사다트 피살사건. 그는 라빈 총리처럼 군인 출신이었고 젊어서부터 독립전쟁에 참여했었다. 또한 이스라엘을 전격 방문, 평화를 모색해 1978년 이스라엘 베긴 총리와 공동으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의 운명도 라빈 총리와 마찬가지로 비극적이었다. 내부에서 반대와 정치적 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1981년 이슬람 극단주의자에게 총살당한 것이다. 평화의 물꼬를 튼 지도자들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평화의 희망을 점점 사라져 갔다.
평화를 가로막는 벽, ‘분리장벽’
라빈 총리의 죽음 이후 유혈사태가 계속되자 이스라엘은 2002년 가자지구와 서안지구에 분리장벽을 설치하게 된다. 이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좁은 땅 안에 완전히 가두는 조치로, 이 장벽은 지구 위에서 가장 큰 ‘창살 없는 감옥’이라 불린다. 넓은 세상 대신 가로막힌 벽을 바라보며 자라는 아이들은 꿈 대신 좌절과 분노를 키우게 되는 것이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간의 평화의 거리를 더 멀어지게 만든 분리장벽. 과연 이 장벽은 허물어질 수 있을까?
점점 미궁 속으로 빠지는 두 나라는 평화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인가? <이슈픽 쌤과 함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이 땅에 평화는 불가능한가’는 11월 19일(일) 저녁 7시 10분 KBS 1TV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