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3구 줄줄이 7년만에 최대 상승폭 기록…2월 거래량도 36%↑

잠실 '평당 1억' 올까…토허제발 강남권 집값 급등에 시장 촉각 "금리인하·안전자산 선호로 당분간 상승세 지속…외곽 확대 가능성은 낮아"

2025-03-13     허연하 기자

[CBC뉴스] 서울 강남 3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 해제를 계기로 2018년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향후 집값 전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동산 침체기와 다주택자 규제 등으로 '똘똘한 한채'에 대한 선호가 나타난 가운데 금리 인하 기조에 따른 시장 유동성 확대와 거래 제한 요소로 손꼽히던 토허제까지 풀리면서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 판단이다.

전문가들은 소위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이런 상승세가 당분간 계속되겠지만 상승 기류가 서울의 외곽 지역으로까지 확산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유보적 입장을 밝혔다.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과 전반적인 경기 침체,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상환비율(DSR) 시행 등을 고려할 때 주변부 집값까지 밀어 올릴 동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 토허제 해제 후 거래량·거래액 연일 급등…잠실도 평당 1억 눈앞

지난해 부동산 시장 침체 속에서도 '똘똘한 한채' 선호와 '상급지 갈아타기' 수요 등에 힘입어 강남 3구는 상승 추세를 나타냈으며 토허제 해제 이후 상승세가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이 13일 발표한 '3월 둘째주(10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는 전주 대비 0.72% 상승했다. 2018년 2월 첫째주(0.76% 상승) 이후 7년 1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이다.

이로써 송파구는 올해 들어서만 2.82% 오르며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강남구도 2018년 1월 넷째주(0.93%) 이후 가장 높은 0.69%의 상승률을 나타냈으며, 서초구도 2018년 1월 다섯째주(0.69%) 이후 가장 높은 0.62%의 상승률을 보였다.

강남 3구가 포함된 동남권의 경우 토허제 해제 발표 전에는 주간 매매가격 상승률이 0.10% 이하였으나 발표 이후인 2월 셋째주 0.24% → 2월 넷째주 0.36% → 3월 첫째주 0.48% → 3월 둘째주 0.58% 등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실제로 시장에선 거래량과 거래액이 동반 상승하는 추세다.

지난해 9월 이후 서울 아파트의 월평균 거래량은 3천건 수준이었으나 지난달 거래량(12일 기준)은 4천350건을 기록했다. 1월(3천194건.취소분 제외) 대비 36% 증가한 규모로, 통상 실거래 신고 기간이 30일이라는 점에서 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상당수가 강남 3구와 주변 지역 거래라는 것이 부동산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또한 서울시가 토허제 해제 가능성을 시사한 이후 최고가 경신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최근 잠실 엘스 전용면적 84㎡가 역대 최고가인 30억원에 거래된 것을 언급하며 "조만간 잠실도 평당 1억원 사례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승세는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으로 확산하며 해당 지역도 오름폭을 키우고 있다.

◇ 금리인하·대출확대·안전자산 선호 맞물린 결과…"당분간 지속"

부동산 전문가들은 최근의 강남권 상승세를 토허제 해제와 더불어 기준 금리 인하와 안전자산 선호 등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했다.

서울시의 토허제 해제 가능성 시사 전부터 가격 상승 조짐이 보였고, 해제 대상에서 제외된 단지도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에서다.

예컨대 잠실 주공5단지는 토허제 해제 대상에서 제외됐으나 82㎡가 지난달 말 35억7천5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토허제 해제가 계기가 된 것은 맞지만 여러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했다"며 금리 인하와 대출 확대, 봄 이사철 도래 등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특히 최근 가격이 급등한 송파구 일대의 경우 삼성동 개발 호재와 더불어 수요자의 '선택과 집중'이 맞물린 결과라고 밝혔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토허제 해제 영향도 있지만 기준금리 인하 등도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복합적인 환경이 급변하지 않는 한 강남권 상승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똘똘한 한채 선호 등으로 강남권 매수 수요가 여전하다는 점에서다.

함영진 랩장은 "금리 인하 기대에 더해 오는 7월로 예정된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앞서 서둘러 매수에 나서려는 수요가 있을 수 있다"며 "시장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수요자들은 결국 안전자산에 집중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강남은 개발 재료도 있고, 가격의 적정성보다 트로피처럼 꼭 갖고 싶은 수요자가 있는 시장"이라며 이같이 진단했다.

◇ 마용성 등 인접지역은 '키맞추기'…서울 외곽 확산 가능성 낮아

강남권 상승세에 마용성 등 인접 지역까지는 '키맞추기'가 나타나며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그러나 마용성을 넘어 외곽까지 상승세가 확산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김은선 랩장은 "수요자들은 이미 외곽 지역이 선호지역에 비해 가격 상승이 더딘 것을 경험했다"며 "전반적으로 거래량이 크게 증가하지 않는 한 서울 외곽까지 상승세가 확산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함영진 랩장은 주변부 집값 상승은 거래량 증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월 거래량이 5천~6천건 선까지 넘어서면 주변부까지 상승세가 확산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규정 위원은 "내년까지 실물경기가 좋지 못할 것으로 예측돼 섣불리 움직이기는 어렵지 않나 싶다"고 진단했다.

나아가 아직 묶여있는 '압·여·목·성'(압구정동·여의도동·목동·성수동)의 토허제 해제 여부가 시장 방향성을 좌우할 수 있다고 한 업계 전문가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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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C뉴스ㅣCBCNEWS 허연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