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인터넷 동영상(OTT) 서비스 ‘애플 TV 플러스’를 출시하며 차세대 전략 산업으로 콘텐츠 공급을 지목했습니다. 관련 시장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넷플릭스에게 도전장을 던진 셈입니다.
애플은 25일(현지시간) 미국 애플파크 스티븐 잡스 극장에서 ‘애플 스페셜 이벤트’를 개최하고 애플 TV 플러스와 함께 번들형 뉴스·잡지 구독 서비스 ‘뉴스플러스’, 게임 구독 서비스 ‘애플 아케이드’, 골드만삭스와 제휴한 ‘애플카드’ 등의 각종 서비스를 공개했습니다.
우선 애플 TV 플러스는 올 가을 100여개 국가에서 서비스를 시작합니다. 다양한 오리지널 TV 프로그램부터 영화, 다큐멘터리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애플은 해당 사업을 위해 연간 10억 달러(약 1조1000억 원)의 대대적인 투자에 나섭니다. 애플은 해당 서비스가 약 14억 개에 달하는 아이폰, 아이패드 등을 통해서 이용 가능하다며 빠른 시일 내에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해당 서비스가 큰 인기를 끌게 된다면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애플이 보유한 기기들의 경쟁력도 한층 끌어올리는 등 다양한 시너지 창출도 기대된다는 설명입니다.
게임 구독 서비스 애플 아케이드는 오리지널 게임을 비롯해 100가지가 넘는 새로운 독점 게임을 서비스할 계획입니다. 게임 서비스 이용자 역시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을 통해서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올 가을 150여개 국가에 동시 출시할 예정입니다.
번들형 신문·잡지 디지털 구독서비스 뉴스플러스는 300개 이상의 매체와 제휴를 맺고 사용자 취향에 맞는 뉴스 콘텐츠를 추천해주는 등 뉴스 공급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청사진입니다. 월 9.99달러에 구독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골드막삭스와 마스터카드 등 글로벌 기업들과 협업한 애플카드의 파괴력도 기대되는 부문입니다. 애플맵과 연계해 카드 사용처를 추적할 수 있다는 새로운 서비스가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애플카드에 가입하면 연회비와 해외사용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돼 이용자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습니다. 결제액의 2%는 캐시백으로 돌려주는 혜택도 제공합니다.
한편 애플이 이러한 전략을 들고 나온 것은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주력 제품 판매만으로는 지속 성장을 장담하기 힘들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판매 부진에 처하면 즉각적으로 실적 하락이 반영되는 제조업의 한계에 부딪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옵니다.
실제 애플은 지난해 중국 시장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대대적인 판매 부진을 겪으며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한 바 있습니다. 현재 애플의 아이폰은 애플 전체 매출의 약 60%를 차지할 만큼 독보적인 존재입니다.
더욱이 넷플릭스가 약 1억3900만 명의 구독자를 확보하는 등 전 세계에서 큰 인기를 끌며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는 것도 애플의 절박함에 불을 붙였습니다.
그러나 애플이 막강한 브랜드 파워를 가지고 있어도 기존 OTT 시장의 강자인 넷플릭스의 아성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특히 아마존은 물론 통신 공룡 AT&T, 훌루와 디즈니 등이 시장에 뛰어들며 자금력을 총동원하는 중에 후발주자의 약점을 단기간에 극복하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글로벌 업체들의 각축전으로 치닫고 있는 OTT 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은 입만 벌리는 모습입니다.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워 콘텐츠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는데다 그동안 국내 시장에 함몰된 구조를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는 업계 일각의 지적입니다. 실제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 글로벌 플랫폼들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위기의식을 보여주듯 최근 SK텔레콤의 OTT 플랫폼 ‘옥수수’와 지상파 3사의 플랫폼 ‘푹(POOQ)’을 통합한 토종 OTT 연합이 출범했습니다. OTT 연합은 콘텐츠 한류를 무기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의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