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인공지능(AI) 음성인식 비서 기능을 통합한다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이같은 통합 행보는 구글과 애플 등 경쟁사들보다 시장 우위에 서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미국 경제매체 CNBC, IT 매체 씨넷, 기즈모도 등에 따르면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와 사티야 나델라 MS CEO는 디지털 어시스턴트(음성인식 비서, AI스피커)인 ‘알렉사’(Alexa)와 ‘코타나’(Cortana)가 올해 말까지 각 기기의 호환이 가능하도록 플랫폼 통합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이번 통합 작업은 애플의 ‘시리’(Siri)와 구글 알파벳의 ‘어시스턴트’(Assistant)와의 경쟁에서 한걸음 앞선 행보라는 분석이다. AI스피커 시장은 지난 2011년 애플이 아이폰에 탑재된 시리를 선보이며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됐다. 아마존과 구글은 애플보다 출시가 한발 늦었지만 차별화된 기능을 내세우며 맞불을 놓았다.
두 회사가 통합되면 코타나를 사용자들은 코타니로 아마존에서 물건을 주문할 수 있다. 음성 지시를 통해 배송 추적‧추가 주문‧반송‧환불 등 다양한 기능을 누릴 수 있다. 아마존 알렉사 사용자들은 코타나를 통해 윈도 10 PC에 접속할 수 있고 PC용 캘린더 정리나 이메일 쓰기 기능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삼성 하만카돈 인보크 스피커 사용자도 코타나를 통해서 알렉사 각종 기능의 사용이 가능하다.
괸련 업계는 알렉사가 약 4만5000개의 명령어 스킬(실행력)을 보유하고 있어 기존 250개가량에 불과한 코타나가 수혜를 받을 것이란 관측이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로 모바일 쇼핑에 특화된 아마존의 기술력과 PC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구축한 MS의 강점이 상당한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란 기대감이다. 아마존과 MS는 우선 베타 버전을 선보인 뒤 소비자 피드백을 거쳐 내년부터 통합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AI스피커 시장 규모는 올해 63억 달러(7조1190억 원)에서 오는 2021년 112억 달러(12조6560억 원)로 성장할 것이란 예측이다. 5G 상용화에 힘입은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스마트 네트워크 플랫폼이 비약적인 발전을 하면서 AI스피커가 두드러진 발전을 보일 것이란 설명이다.
현재 북미시장에서 AI스피커 시장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보이는 제품은 아마존의 알렉사가 가장 크며 구글의 어시스턴트(Assistant), 애플의 시리가 뒤를 잇고 있다. 3강 구도로 자리 잡은 모습이지만 앞으로 혁신적인 기능과 폭넓은 활용성을 내세운 제품이 나온다면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실제 IHS마킷 조사에 따르면 미국·영국·일본·독일·브라질 등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AI스피커 사용 실태에서 응답자의 6%만 AI스피커를 가정에 있는 다른 기기와 연결해 사용했다. 나머지는 검색이나 날씨·뉴스 체크, 음악·영상 감상, 통화, 상품 구매 등 기초적인 수준에만 활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