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BC뉴스]MBK파트너스의 김광일 부회장은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신청에 대해 "애매하고 불확실한 상황에서 회사의 현금을 계속 쓰는 것이 맞느냐"며 "홈플러스를 관리할 때는 확실성이 높은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홈플러스는 자정이 되자마자 법원에 선제적 구조조정을 위한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이는 자본시장과 신용평가사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김 부회장은 이번 조치가 "한국에서는 이례적인 방식"이라며, "우리가 빨리 들어간 것은 맞다"고 설명했다. 신용등급이 'D'로 떨어진 것에 대한 우려에 대해선, 홈플러스 같은 대기업은 많은 이해관계자가 얽혀 있어 협의에 많은 시간이 걸리면 실기할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대주주로서의 책임 있는 행동이 부족하다는 비판에 대해 김 부회장은, 홈플러스에 투자한 펀드의 투자기간이 끝나 더 이상의 자금 지원이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그는 "회생절차가 우리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며, 법원이 회사의 보호를 약속했기 때문에 법원에 운명을 맡긴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부회장과 일문일답.
-- 너무 갑작스러웠고 극단적인 해결 방법 아니냐는 얘기가 있는데.
▲ 한국에 잘 없는 이례적인 방식이었다. 회생 신청하는 기업들은 보통 끝까지 하다 하다 못해 마지막에 가서 한다. 그 때문에 회생 통해 성공적으로 졸업한 예가 많지 않다. 그런 면에서 저희가 빨리 들어간 건 맞는다.
-- 극약처방이라는 평가도 있는데.
▲ 아니다. 단호하고 주저하지 않았던 거다. 신용등급이 떨어졌는데 여기서 누가 더 돈을 넣어줄 수 있겠나.
-- 회생 신청하며 신용등급은 오히려 'D'로 떨어졌다.
▲ 어차피 'A3-'는 시장에서 소화가 안 된다. 소화된 예가 별로 없다. 'D'와 차이가 없다.
-- 신용평가사들은 'A3-'로 강등했어도 심각한 유동성 위기가 발생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 것 같은데.
▲ 왜 그렇게 판단했는지 모르겠다.

-- 어느 정도로 유동성 위기를 심각하게 본 건지.
▲ 지금은 심각한 건 없다. 제대로 지급되고 있다. 당장 눈앞에 지급 불능 위험이 있는 것도 아니다. 홈플러스 직원이 몇 명인가. 직고용이 2만명, 간접고용까지 더하면 5만명이다. 테넌트(임차인)는 6천∼7천곳, 채권자도 1천800곳이다. 이걸 어떻게 하겠나. 홈플러스를 관리할 때는 확실성이 높은 방향으로 가야 한다. 애매하고 불확실한 상황에서 계속해서 회사의 현금을 쓰는 게 맞나, 그 판단이었던 거다.
-- 대주주로서 증자나 자금 수혈 등 책임 있는 모습 보이지 않고 바로 회생 신청으로 가서 아쉽다는 지적이 있는데.
▲ 3호 펀드(2015년 결성)의 투자기간이 끝났다. 10년 된 프로젝트라 그렇다. 가능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 절차 끝난다고 우리가 손해 하나 안 보는 거 아니다. 오늘 백의종군이라고 입장을 낸 건 이거 붙들고 우물쭈물 안 하겠단 의미다.
-- 투자금 회수할 수 있는 게 어느 정도일지.
▲ 모르겠다. 함부로 얘기하기 어렵다. 회생절차라는 게 우리 마음대로 되는 게 아무것도 없다. 법원이 하지 않나. 우리 운명을 법원에 맡긴 거다. 그렇게 하면 법원에서 회사를 보호해주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 시간적 여유는 없었겠지만 협력업체도 많고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클 텐데 정부 당국이랑 사전에 논의한 게 있는지.
▲ 이런 건 논의할 수가 없다. 다만 오늘 법원이 개시 결정할 때 당부하고 그렇게 하겠다고 한 건, 협력업체들 대금과 임직원들 급여, 이 부분은 모두 다 지급할 수 있도록 하자, 이게 원칙이다. 법원도 그게 가능하다고 보니 즉시 개시 결정을 내려준 거다.
-- 너무 갑작스럽기도 했고, 위기를 더 키운 게 아닌가 다들 이런 의심을 가진 것 같다.
▲ 이 회사가 매출 500억원∼1천억원짜리 회사라면 그러지 않을 수 있는데 8조∼9조원짜리고 오가는 돈의 규모가 조단위다. 금융채권도 2조원이 넘는다. 그런 회사의 신용등급 떨어졌을 때 임팩트라는 건 어느 한 당사자가 막아서 해결되는 게 아니다. 너무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있지 않나. 조그만 기업처럼 협의하고 조정하고 그러다 보면 아무것도 안 되고 실기하는 상황이 되는 거다. 그래서 그렇다.
▮ CBC뉴스ㅣCBCNEWS 하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