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BC뉴스] "인공지능(AI)이 인간을 노동으로부터 해방시킬 것이라는 말은 진실일까?" 이러한 질문을 던지며 독자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이끄는 신간 'AI는 인간을 먹고 자란다'가 출간됐다. 이 책은 마크 그레이엄 옥스퍼드대 인터넷연구소 교수와 제임스 멀둔 에섹스대 정치학과 교수가 공동 집필한 작품으로, AI가 단순한 기술 혁신이 아니라 노동 착취 시스템 위에서 발전해왔다는 충격적인 주장을 제기한다.
저자들은 10년에 걸쳐 전 세계 AI 산업 현장을 추적하며 'AI는 인간의 감정, 지식, 창의성, 육체노동, 시간을 데이터로 흡수해 알고리즘으로 가공하고, 이를 자본과 권력으로 전환하는 장치'라고 설명한다. AI의 눈부신 발전 이면에는 보이지 않는 인간 노동자들의 헌신과 자본가의 탐욕이 숨어 있다는 것이다.
책은 이른바 'AI 하청노동자'라 불리는 사람들의 생생한 사례를 통해 착취 구조를 파헤친다. 예를 들어, 케냐의 하청노동자들은 하루 수백 건의 폭력적이거나 성적인 게시물을 검토해야 하며, 우간다의 계약직 노동자들은 하루 1.6달러를 받고 10시간 이상을 컴퓨터 앞에서 영상을 분류해야 한다. 이러한 사례들은 AI가 인간의 창의성과 자율성을 무단으로 추출하고, 인간이 누려야 할 지구 자원까지 빼앗고 있다는 저자들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더욱이, AI 산업은 과거 제국주의의 식민 착취 구조와 유사한 '디지털 식민주의'로 진화하고 있다고 저자들은 경고한다. 대부분의 AI 기업이 선진국에 본사를 두고 저소득 국가에서 값싼 데이터와 노동을 추출해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라는 것이다. 이들은 '더 저렴한 노동력이 있는 지역으로 이전하라'는 AI 스타트업 투자자의 한마디에 노동자 수천 명의 삶이 하루아침에 바뀔 수 있음을 지적한다.
이러한 착취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한 대안도 제시된다. 저자들은 '기술 감시에 대한 시민사회의 권한', '알고리즘 설계에 대한 민주적 통제', '플랫폼노동의 법적 보호' 등을 제안하며, 케냐의 AI 데이터 검수 노동자들이 결성한 세계 최초의 디지털 노동자 조합과 비인간적인 노동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파업을 시작한 영국의 아마존 물류센터 직원들의 사례를 통해 희망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AI가 가져온 노동의 변화는 더 이상 기술 발전의 장밋빛 미래만을 상상하게 하지 않는다. 저자들은 이러한 변화를 맞이하는 데 있어 사회가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AI는 인간을 먹고 자란다'는 AI 시대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독자들에게 깊은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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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C뉴스ㅣCBCNEWS 한종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