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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니스
‘한국인의 밥상’ 서로의 안녕 기원, 소망이 담긴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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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 서로의 안녕 기원, 소망이 담긴 밥상
  • 박은철 기자
  • 승인 2022.03.2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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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KBS [반응이 센 CBC뉴스ㅣCBCNEWS]
사진제공 : KBS [반응이 센 CBC뉴스ㅣCBCNEWS]

[CBC뉴스] 겨우내 얼었던 땅이 녹고, 굳게 닫혀있던 생명의 빗장이 열리는 시간, 농부들 밭 가는 소리에 힘이 들어가고, 부지런한 손길들이 봄 마중을 나선다. 봄은 한해 살림을 시작하는 계절, 예로부터 선조들은 특별한 의례로 봄을 맞곤 했다. 마을마다 집마다, 한해의 안녕과 복을 기원하며 펼치는 봄날의 제전. 정성을 다하고 마음을 다해, 서로의 안녕을 기원하는 간절한 소망이 담긴 밥상을 만나본다. 

■ 태안 볏가리제, 풍년과 안녕을 기원하다 

태안군 이원면 관리는 볏가리마을로 더 유명하다. 70여 년째 이어오고 있는 볏가리제 전통 덕분이다. 정월 대보름에 볏단을 묶어 장대를 세우고 오곡이 든 주머니를 매달아 놓았다가 15일 후인 이월 초하루에 제사를 지내고 볏가리대를 내려 주머니 속 오곡의 싹이 얼마나 트였는가를 보고 한 해의 풍년을 가늠한다. 한해 풍년과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며 지내는 ‘볏가리제’는 봄 농사를 시작할 때가 되었음을 알리는 신호이기도 하다. 

‘볏가리제’와 같은 마을 제사는 물론 집마다 제사상에 빠지지 않는 것이 ‘우럭포’, 손질한 우럭을 소금물에 하루 재웠다 새끼줄에 널어 햇볕과 바람에 2~3일 정도 말리면 쫄깃한 식감을 가진 별미로 재탄생! 별다른 양념 없이 고추와 파만 썰어 올려 찌면 맛있는 우럭포찜이 된다. 찜을 하고 남은 우럭의 대가리는 곤쟁이젓을 넣고 ‘우럭젓국’을 끓여 먹곤 했단다. 겨우내 띄워놓은 메주를 빻아 김칫국물과 보리밥, 고춧가루를 넣어 일주일 정도 숙성시켜 먹는 찌엄장은 이맘때 만들어 먹던 토속 별미장. 장맛이 변하지 않도록 항아리에는 금줄을 치고, 가족의 건강을 기원하며 두 손을 모은다. 마음을 다하고 정성을 다해 봄 농사를 시작하는 태안 볏가리마을의 전통의례와 간절한 기원이 담긴 정성 가득한 음식들을 만나본다.

■ 때를 아고 사는 절기, 음식으로 무사 안녕을 기원하다 

농사가 천하의 근본이라 믿어온 선조들은 계절의 변화를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한 숙제였다. 그 변화를 알리는 알람이 바로 절기. 태양의 움직임에 따라 24개로 구분한 절기 중 입춘, 우수, 경칩, 춘분, 청명, 곡우 등 봄 절기는 1년 농사를 가늠하는 나침반이었다. 움파, 달래, 부추, 마늘, 양파 등 매운맛의 채소로 겨우내 움츠렸던 몸을 깨우는 ‘입춘오신반’부터, 경칩 무렵, 찰밥에 묵나물과 청어구이를 장독대에 올리고 정성을 기원하는 풍습에, 춘분에 콩을 볶아 먹고, 냉이 콩가루국을 끓여 먹는 이유와 녹두가루로 익혀 국수 면을 만들어 오미자 물에 담가 만든 ‘녹두화면’과 화전으로 꽃이 피는 청명을 맞기까지, 안동종가음식연구원 박정남 원장과 함께 절기 음식들과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알아본다. 

■ 정선 염장봉 소금제, 그 산에 기대어 살다 

정선군 여량면은 아우라지 강을 품은 산골 마을. 산 아래, 약초나무를 키우고, 농사를 지으며 사는 장현수 씨와 김성철 어르신은 평생 산에서 먹고 살아온 산사람들이다. 일은 고되고 힘들었지만, 돈이 되는 일을 찾아 산을 오른 사람들은 나무를 베고 나르는 일을 하던 산판꾼과 목도꾼들이었다. 그렇게 마을 사람들에게 품을 내어준 산에 큰 불이 난 것은 1986년. 과거 지나가던 도승 한 분이 염장봉의 화기(火氣)를 잠재우기 위해 소금단지를 묻으라 했던 전설을 떠올린 마을 주민들이 다시 염장봉에 올랐다. 그 후, 매년 정월 대보름날마다 염장봉의 단지에 소금을 채워 넣고 제례를 올리기 시작했단다. 한동안 유지되어오던 소금제가 맥이 끊기게 되자, 여량면 의용소방대원들이 나서게 되었고, 8년째 염장봉에 올라 소금을 묻고 제사를 지내며 산을 지키고 있다. 

소중한 삶의 터전인 산을 지키며 살아온 여량면 사람들에게 산은 젊은 시절 추억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곳. 벌목이며 목도 일을 하던 시절, 옥수수밥에 고추장과 장아찌로 점심을 때우고, 두부와 풋마늘만 넣고 찌개를 끓이면 남부럽지 않은 산중 새참상이 차려지곤 했단다. 밀가루와 콩가루를 섞고, 여러 번 밀대로 밀어 양을 늘려 먹던  ‘가수기’에 향긋한 냉이가 더해지고, 곤드레나물 위에 임연수를 올려 맛있게 졸이면, 열심히 살아온 지난날들에 뿌듯해진다. 산을 지키는 염장봉 소금제에 얽힌 사연과 그 산에 기대어 살아온 산촌 사람들의 봄맞이 밥상을 만나본다. 

■ 초보 어부 뱃고사 지내는 날 – 새로운 시작을 응원하다 

보령 회변항, 첫 조업을 앞둔 배가 한 척 떠있다. 귀어 2년 차 초보 어부 신재우 씨의 뱃고사를 지내는 날. 1년 반 동안 처남에게 뱃일을 배우며 준비한 끝에 드디어 자신의 배를 사고 어부로서 바다에 신고식을 하는 셈이다. 뱃고사가 끝나고, 첫 조업에 나선 신재우 씨 곁에는 고등학교 친구인 홍창기 씨가 함께 있다. 

바다에서 새로운 인생을 함께 시작하기로 의기투합한 두 친구의 선택은 통발 낙지. 하지만, 직접 배를 운전하고, 통발을 내리고 걷는 모든 일들이 아직 서툴고 어렵기만 하다. 바람까지 심하게 불어 빈 통발만 쌓이지만, 처음 잡은 낙지들이 더 소중하기만 하다. 두 사람의 시작을 응원하기 위해 찾아온 귀어 선배들은 낙지와 생선을 넣고 끓인 라면으로 응원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면, 첫 조업을 축하하는 만찬이 펼쳐진다. 10년 요리사 경력의 귀어 선배가 낙지로 솜씨 좋게 끓인 연포탕에 낙지초무침 그리고 두툼한 삼겹살과 통통하게 살이 오른 낙지를 숯불에 구워낸 ‘낙지삼겹살구이’가 밥상에 오르면, 새로운 시작을 응원하는 마음이 간절해진다. 

배우 최불암이 진행하는 KBS 1TV ‘한국인의 밥상’은 매주 목요일 저녁 7시 4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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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C뉴스ㅣCBCNEWS 박은철 기자 press@cb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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