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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기 '동네한바퀴' 전라남도 강진 이웃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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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기 '동네한바퀴' 전라남도 강진 이웃들 이야기
  • 박은철 기자
  • 승인 2023.11.04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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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철 기자] 월출산과 탐진강, 다도해가 연결돼 산과 들, 강과 바다가 조화를 이루는 남도의 끝자락. 가는 곳마다 남도 답사 1번지라는 수식어에 걸맞은 경치가 펼쳐지는 강진은 가을의 정취를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는 곳이다. '동네한바퀴' 243번째 여정은 자연과 어우러져 오래 머물고 싶어지는 동네, 전라남도 강진으로 향한다.  

▶ 갈대가 춤추는 가을 길, 강진만 생태공원 

강진만과 탐진강이 만나는 곳에 자리한 강진만 생태공원. 1978년 청정수역으로 지정돼 1,131종의 생물이 살아 숨 쉬는 남해안 최대 생태 서식지인 이곳은 20만 평 규모의 드넓은 갈대밭과 코스모스밭이 펼쳐져 있어 이맘때면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찬란한 가을빛으로 물든 강진만 생태공원을 찾아가 계절의 멋을 만끽하며 자전거 길을 힘차게 달려본다. 

▶ 마량항에서 만난 강진 가을 바다의 맛

안쪽으로 깊게 들어오는 강진만과 아래로 고금도와 완도 등 굽이굽이 섬들이 이어져 있어 해산물의 보고라고 불리는 강진. 신선도가 높은 건 물론이고 조수간만의 차가 커 육질이 단단한 게 특징이라고. 특히 강진만의 끝자락에 위치해 예부터 해상교통의 요충지였던 마량항은 가을이면 제철 전어가 통통하게 살이 올라 맛이 좋기로 유명하다. 한평생 마량항에서 장사해 온 어머니와 그 뒤를 든든히 지키며 손맛을 이어가고 있는 쌍둥이 형제가 차려내는 전어회무침과 장어 주물럭 한 상을 맛본다.

▶ 강진 고려청자의 맥을 잇는 도예가 모녀

단단하고 질 좋은 흙, 가마터를 만들기 적합한 천혜의 지형과 탐진강과 강진만을 중심으로 유통에 유리한 해상 교통로까지 확보했던 강진은 고려 초기부터 후기의 도요지가 고르게 분포한 청자의 고향이다. 전국에서 발견된 가마터 400여 곳 중 188곳이 강진군에 분포했으며, 국보와 보물급 고려청자의 80%가 이곳에서 만들어졌다고 알려진다. 고려청자의 산실이라 불리는 대구면 도요지에 자리 잡고 강진 청자의 명맥을 잇는 모녀가 있다. 유구한 역사를 지켜가는 동시에 작은 흠으로 버려질 처지에 놓인 ‘거시기 청자’로 카페를 운영하면서 청자의 대중화를 꿈꾸는 도예가 모녀를 만나본다.

▶ 남도의 정서를 읊다, 김영랑 시인

문학의 계절 가을, 강진에 깃들어 있는 서정시의 대가를 만나러 간다.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며, 남도의 정겨운 사투리를 시어로 표현한 영랑 김윤식의 생이 고스란히 남겨진 영랑생가. 80여 편의 작품을 남기고 간 영랑의 시혼이 살아 숨 쉬는 이곳에서 그의 감성과 시를 읊조리며 이 계절의 풍취를 한껏 느껴 본다.

▶ 유서 깊은 역사와 추억을 간직한 전라병영성

수인산, 성자산, 옥녀봉 등 크고 작은 산에 둘러싸여 분지를 이루는 천혜의 요새인 강진의 병영면. 조선 태종 17년(1417) 남해 지역을 방어하기 위하여 설치되어 500여 년 동안 전라도와 제주도 등 53주 6진을 총괄한 육군의 총 지휘부였던 전라병영성이 자리했다. 성은 1894년 동학농민전쟁으로 함락되었고 1895년 갑오경장 때 폐영됐지만, 이후 성내에 학교가 들어서며 새로운 추억이 피어올랐다는데. 오랜 역사를 간직한 골목과 병영성 곳곳, 마을 분들의 어린 시절 추억까지 고스란히 녹아있는 동네를 찾아가 옛이야기를 들어본다. 

▶ 뜨거운 불맛, 병영 연탄 돼지불고기

조선시대 새로 부임한 병마절도사가 집안 어른인 강진 현감을 극진히 모시기 위해 상에 올렸다고 전해지는 병영의 연탄 돼지불고기. 이후 병영에서는 귀한 손님에게 돼지불고기를 대접하기 시작, 1960년대부터 동네에 돼지불고기 가게가 줄지어 문을 열게 되면서 연탄불에 구워낸 돼지불고기가 병영의 별미로 자리 잡았다. 병영 돼지불고기의 역사와 맛을 알리기 위해 봄, 가을에는 매주 ‘불금불파(불타는 금요일 불고기 파티)’를 열고 있다. 숨은 이야기와 화끈한 불맛으로 사람들을 병영으로 불러 모은 연탄 돼지불고기를 맛본다.

▶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지방시대의 희망! 달빛 한옥마을 푸소(FU-SO) 

지속적인 인구 감소 문제와 함께 소멸 위험 지역으로 지정됐던 강진군은 위기를 이겨낼 방안으로 ‘푸소(FU-SO)‘를 내세웠다. ‘필링 업(Feeling Up), 스트레스 오프(Stress Off)’의 줄임말이자 ‘덜어내다’라는 뜻의 전라도 사투리를 의미하는 ‘푸소’는 농가에서 머물면서 농촌의 정서를 체험하는 여행 프로그램이다. 강진의 푸소 프로그램은 2022년 행정안전부 주관 ‘인구감소 대응 경진대회’ 최우수 사례로 선정되고, 지방소멸대응기금으로 운영을 지원받고 있다. 지난 2015년부터 월출산 아래 고즈넉한 한옥에서 푸소 농가를 운영하며, 강진 지역 활성화라는 희망의 불씨를 되살린 달빛 한옥마을을 찾아가 특별한 강진살이를 함께 해본다.

▶ 360년 대대로 지켜온 비경, 백운동정원

월출산 옥판봉 남쪽. 강진의 숨은 비경이자 호남의 3대 정원으로 꼽히는 곳이 있다. 조선 중기에 처사 이담로가 은거를 위해 조성한 후 그 후손들이 12대에 걸쳐 지켜 오고 있는 백운동정원이다. 1812년 이곳을 다녀간 다산 정약용이 빼어난 경치를 칭송하며 12개의 시를 담은 『백운첩』을 남기기도 했다. 2012년 백운동정원의 13대 동주가 된 후, 살림집 대문을 24시간 열어두고 손님들을 맞는 이승현 씨를 만나본다. 

▶ 전라도 말을 화폭에 담는 사투리 화가의 사모곡

정겨운 사투리가 작품으로 변하는 특별한 곳이 있다. ‘오매’, ‘멜갑씨(이유 없이)’, ‘포도시 했당께(간신히 해냈다)’ 등. 전라도 말을 소재로 그림을 그리는 77세 사투리 화가의 전국 최초 사투리 박물관이 바로 그곳이다. 어린 시절, 그림을 향한 꿈 때문에 어머니 속을 썩였던 김성우 작가는 이젠 들을 수 없어 더 그리운 어머니의 사투리를 화폭에 기록하고 있다. 전라도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사투리 그림 속에는 과연 어떤 이야기가 숨어있을까. 

가는 길마다 뿌리 깊은 역사와 정겨운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곳. 동네를 아끼는 마음 간직한 채 푸근한 정을 나누는 이웃들이 있어 더 빛나는 전라남도 강진의 매력이 11월 4일 토요일 저녁 7시 10분 <동네 한 바퀴> [제243회 여기 살련다, 남도 1번지 – 전라남도 강진] 편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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