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BC뉴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9일 천안함 피격 사건 이후 이명박 정부가 단행한 독자 대북 제재인 ‘5·24 조치’의 공식 해제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실상 효력이 사라진 조치를 정식으로 걷어내 남북 신뢰 회복의 출발점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정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 질문에 출석해 “2020년 문재인 정부 때 ‘5·24 조치는 실효성을 상실했다’고 선언했고, 있으나 마나 한 조치”라며 “이를 정식으로 해제하는 것은 상징적 의미가 크고, 남북 간 신뢰가 완전히 무너져 있기에 이를 회복하는 조치로서 (5·24 조치의 해제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5·24 조치는 2010년 천안함 피격 사건 직후 우리 정부가 독자적으로 부과한 대북 제재로, 남북 교역 전면 중단, 대북 신규 투자 불허, 인도적 지원을 제외한 각종 대북 지원 사업 보류, 북한 선박의 우리 해역 운항 및 입항 불허 등을 핵심 내용으로 한다.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가 강화되면서 남북 간 교역·교류 자체가 구조적으로 위축돼, 5·24 조치를 유지하더라도 실질적 영향력은 크지 않다는 평가가 이어져 왔다.
정 장관의 발언은 이러한 현실을 공식적으로 정리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는 5·24 조치가 이미 기능을 상실한 만큼, 형식적 제재를 정리하는 과정이 남북 간 신뢰 복원의 상징적 조치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유엔 제재 체제는 그대로 유지되는 만큼, 조치 해제가 곧바로 대규모 남북 경협 재개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정치·외교적 메시지’의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 장관은 남북 간 실질적인 신뢰 구축 방안과 관련해 에너지 분야 협력 구상도 함께 언급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정 의원이 제안한 ‘에너지평화공존협력위원회’ 설립 필요성에 대해 그는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긍정적 입장을 밝혔다. 이어 “한강 하구의 공동 이용이나 북에서 물을 주고 우리가 전기를 보내주는 협력이 이뤄진다면 얼마나 좋겠느냐”고 말해, 수자원·전력 교환을 축으로 한 남북 에너지 협력 구상을 시사했다.
정부가 5·24 조치 해제 검토와 에너지 협력 논의를 병행하면서, 경색된 남북 관계의 물꼬를 트기 위한 ‘상징적 조치 + 실질 협력 구상’의 투트랙 접근을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천안함 피격이라는 사건의 성격과 안보 여론, 유엔 제재라는 국제적 틀을 감안할 때, 5·24 조치의 공식 해제까지는 상당한 정치적·외교적 논의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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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C뉴스ㅣCBCNEWS 하영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