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BC뉴스] 인공지능(AI)이 산업과 고용의 구조를 바꾸는 가운데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청년들에게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경쟁력으로 문제해결 능력과 도전정신을 제시했다. 정해진 직업을 선택하고 주어진 업무를 수행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스스로 해결할 과제를 찾아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야 한다는 취지다.
최 회장은 지난 12일부터 16일까지 방송된 EBS '위대한 수업, 그레이트 마인즈' 시즌6에서 'AI와 새로운 자본주의 그리고 청년'을 주제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한국 기업인 가운데 처음으로 프로그램에 출연한 그는 세 차례 강연과 두 차례 청년 대화를 통해 경제 성장과 사회문제, 인공지능 기술의 확산, 미래 일자리와 교육의 방향 등을 다뤘다.
이처럼 기업 경영을 넘어 청년과 사회의 미래에 대한 화두를 던지고 있는 최 회장은 대중의 관심이 반영되는 네티즌 어워즈에서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27일 오후 현재 10월 네티즌 어워즈 기업인대상 부문에서 10위에 자리하고 있다. 기업인의 경영 활동뿐 아니라 사회적 메시지와 리더십에도 시선이 모이는 가운데, 남은 기간 순위에 어떤 변화가 나타날지 관심이 이어진다.
청년들과의 대화에서 가장 눈길을 끈 대목은 창업에 관한 생각이었다. 다시 20대가 된다면 어떤 선택을 하겠느냐는 질문에 최 회장은 주저 없이 창업을 선택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기존에 몸담고 있는 반도체 분야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해결이 시급한 문제를 사업의 출발점으로 삼겠다고 설명했다.
그가 관심을 보인 분야는 물과 식량 부족, 탄소 배출 등 인류가 공통으로 직면한 과제였다. 기존 기술이나 산업구조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면 농업 생산방식을 바꾸거나 새로운 식품을 개발하는 방법까지 모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창업을 단순히 기업을 설립하거나 수익을 창출하는 활동으로 바라보기보다 사회에 필요한 해결책을 만들어내는 과정으로 접근한 셈이다.
청년들에게도 처음부터 거대한 목표를 세울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환경과 돌봄, 저출산, 금융 취약계층 등 사회 곳곳에 해결해야 할 문제가 존재하는 만큼 자신이 관심을 갖는 영역에서 실천할 수 있는 과제부터 찾아보라는 설명이다.
작은 문제를 해결한 경험이 축적되면 더 복잡하고 규모가 큰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AI 기술이 확산하면서 달라질 직업의 개념도 주요 화두로 등장했다.
최 회장은 인공지능이 업무 수행에 필요한 시간을 단축하면서 개인의 노동 방식과 직업 선택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과거에는 특정 기업에 소속돼 일정한 시간 동안 일하는 형태가 일반적이었다면 앞으로는 기술을 활용해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남는 시간을 다른 활동에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기존에 하루 8시간이 필요했던 업무를 AI의 도움으로 1~2시간에 처리할 수 있다면 개인이 자신의 시간을 활용하는 방식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교육의 역할에 대한 새로운 질문으로 이어졌다.
최 회장은 학교가 동일한 교육과정에 따라 지식을 전달하고 시험으로 성취도를 평가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봤다. 학생들이 직접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 방법을 실험하는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교육 환경이 변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대학 졸업장이나 정형화된 평가 결과보다 실제로 어떤 문제를 해결해봤는지가 중요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 시대에 필요한 개인의 역량으로는 생각하는 힘과 공감 능력,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 신체적 실행 역량 등 네 가지를 제시했다.
인공지능이 정보를 분석하고 답을 생성하는 역할을 수행하더라도 어떤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지 판단하고 다른 사람들과 협력해 결과를 만들어내는 과정에는 인간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리더십에 대해서도 비슷한 견해를 밝혔다. AI가 수행할 수 있는 업무와 인간이 담당해야 할 역할을 구분하고, 기술을 활용해 조직이나 사회가 직면한 과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능과 지혜를 구별하면서 기술적 능력이 높아지는 것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짚었다.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사람을 이해하고 협력을 이끌어내는 역량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실패에 대한 태도 역시 달라져야 한다고 봤다.
최 회장은 실패 가능성을 완전히 제거한 뒤 행동하려는 방식으로는 빠르게 발전하는 AI 기술의 변화 속도를 따라가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패를 피하는 데 집중하기보다 시행착오를 경험하고 다시 도전할 수 있는 회복탄력성을 갖춰야 한다는 취지다.
청년들의 진로와 일자리에 관한 논의는 대한민국의 성장 전략으로도 확장됐다.
최 회장은 앞선 강연에서 사회문제 해결을 경제활동과 연결하는 새로운 자본주의의 가능성을 설명했다. 사회적 성과를 측정하고 이에 상응하는 경제적 보상을 제공하면 기업과 민간 부문의 참여를 확대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그 사례로 SK가 10여 년 동안 추진한 사회성과인센티브(SPC)를 소개했다. 최 회장은 인센티브를 지급받은 기업들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최소 3배 이상의 사회적 성과를 창출했다고 설명했다.
AI 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조건으로는 속도와 규모, 안전을 뜻하는 '3S'를 제시했다.
AI 인프라를 구축하고 기술을 개발하는 것뿐 아니라 이를 산업과 일상에 적용하는 과정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술 활용을 통해 사회적 비용을 낮추고 개인의 삶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이 직접 AI 에이전트를 만들고 활용하면서 새로운 기술과 제도를 실험하는 'AI 네이티브 사회'로의 전환 필요성도 언급했다.
국가 성장 전략과 관련해서는 한국과 일본의 경제적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최 회장은 양국이 경제공동체 수준으로 협력 관계를 발전시킬 경우 약 6조 달러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협력 가능한 분야로는 에너지와 AI, 헬스케어, 관광, 벤처 및 창업 등을 꼽았다.
이 같은 경제협력이 청년들에게 새로운 사업 기회와 일자리를 제공하고 활동할 수 있는 시장을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번 강연에서 최 회장이 제시한 청년 인재상의 중심에는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책을 실행하는 능력이 자리하고 있다. AI가 업무 수행 방식을 바꾸는 상황에서 기존 지식을 얼마나 많이 보유하고 있는지보다 새로운 문제에 대응하는 역량이 중요해질 수 있다는 관점이다.
최 회장은 대한민국이 다시 성장하기 위해서는 국가의 미래를 새롭게 설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청년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사회적 과제를 함께 고민하는 것이 이러한 변화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로 강연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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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C뉴스ㅣCBCNEWS 심우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