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BC뉴스] 상문살(喪門煞)과 같은 미신은 한국뿐 아니라 중국, 일본, 인도 등 여러 문화권에서 혼례나 출산 등 중요한 행사를 앞두고 장례식 참석을 꺼리는 풍습으로 이어져 왔다. 예로부터 초상집의 나쁜 기운이나 귀신이 따라붙어 집안에 우환이 생긴다는 믿음이 퍼지면서, 상가에 다녀온 뒤에는 소금을 뿌리거나 붉은 팥을 이용하는 등 다양한 민간 풍습이 전해졌다. 최근에도 결혼, 시험, 이사, 개업을 앞둔 이들 중에는 문상을 피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러한 죽음과 액운을 연결 짓는 관념은 동아시아와 인도 등 여러 지역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중국 화교 사회에서도 혼례를 앞둔 이들이 장례식 참석을 삼가고, 일본에서는 장례식 후 몸에 소금을 뿌리는 풍습이 있다. 인도의 힌두교 문화에서도 가족이 사망하면 일정 기간 종교의식 참여를 자제하는 전통이 이어진다.
반면, 유교에서는 이러한 미신과는 달리 조문과 애도를 인간의 도리로 여겼다. 『논어』에는 공자가 괴이한 현상이나 귀신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는 내용이 나오며, 조선시대 사대부들은 빈소를 찾아 고인을 애도하고 유족을 위로하는 것이 예법이라고 생각했다. 상가 방문이 액운을 불러온다는 속설은 유교의 가르침과는 거리가 있다.
기독교 역시 장례식 참석을 신앙의 실천으로 본다. 구약성경 『전도서』는 초상집에 가는 것이 잔칫집에 가는 것보다 낫다고 가르치며, 신약성경 『로마서』에서는 슬픔에 빠진 이웃을 위로하라고 권한다. 『토빗기』에는 유대인 토빗이 동족의 시신을 거두어 장사 지내는 이야기가 실려 있다.
이런 배경 속에서 김용건(80)은 최근 고(故) 최불암씨의 빈소를 찾지 않았다. 주변에서는 문상을 만류했으며, 다음 달 장남 하정우(본명 김성훈)의 결혼을 앞두고 '부정 탄다'는 속설을 의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건과 고인은 드라마 '전원일기'에서 22년간 부자지간으로 함께 출연하며 각별한 인연을 맺었던 터라, 조문하지 않은 행보에 대해 대중의 시선이 곱지 않다.
김용건 집안이 개신교 신앙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신을 따른 결정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자식의 앞날을 걱정하는 부모의 심정 역시 고려할 만하다는 의견도 있다. 한편, 배우 임호는 '전원일기' 출연진이 함께한 사진을 공개했고, 정준호, 강석우, 신현준 등은 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성당에서 열린 고(故) 최불암 장례 미사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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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C뉴스ㅣCBCNEWS 하영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