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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임인년 새해 첫 발걸음, 서울 관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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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임인년 새해 첫 발걸음, 서울 관악구
  • 박은철 기자
  • 승인 2022.01.01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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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KBS [반응이 센 CBC뉴스ㅣCBCNEWS]
사진제공 : KBS [반응이 센 CBC뉴스ㅣCBCNEWS]

[CBC뉴스] 다사다난했던 지난해를 보내고 2022년 임인년 새해가 밝았다. 예로부터 액운을 쫓고 복을 불러온다고 여겼던 호랑이의 해를 맞아 더욱 기운찬 한 해를 기대하며, 151번째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는 삶의 희망으로 반짝이는 사람들이 있는 동네, 서울 관악구에서 새해 첫 발걸음을 떼어본다. 

관악산이 내어준 동네 주민들의 쉼터, 도림천 

관악산에서 발원한 도심 하천인 도림천. 과거에는 악취가 날 정도로 수질이 좋지 않아 인근 주민들의 골칫거리였지만, 2008년부터 시작된 생태하천 복원사업을 통해 나날이 깨끗해져 이제는 관악 주민들이 즐겨 찾는 산책로가 됐다. 배우 김영철도 사람들의 발길을 따라 도림천을 걸어보는데, 작은 수변 무대에서 귀에 익숙한 감미로운 팝송을 연주하고 있는 한 악단을 만난다. 바이올린, 첼로, 차임벨 등 각각의 악기를 연주하는 이들은 뒤늦게 악기를 배우기 시작하신 70대 어르신들인데, 늦깎이로 도전한 어르신들의 연주에는, 앞으로의 기대와 설렘으로 가득하다. 도림천에 울려 퍼지는 악단의 음악 소리를 들으며 활기차게 새해 아침을 연다.  

자리도, 가격도 20년째 그대로... 신림역 500원 핫도그  

전국에서 청년 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인 관악구. 그래서인지 신림역은 출근시간대 가장 혼잡한 역으로 손꼽힌다. 북적이는 출근 행렬 사이를 걷던 배우 김영철은 ‘핫도그 500원’이라고 적힌 정겨운 노점을 발견한다. 신림역 2번 출구 앞에서 20년째 ‘착한 가격’으로 바쁜 직장인과 학생들의 빈속을 든든하게 채워주는 이곳은, 따끈한 계란빵과 어묵도 있지만 이 집에서만 먹을 수 있는 500원짜리 수제 핫도그가 가장 유명하다는데. IMF때 사업이 망하며 포장마차를 시작한 사장님은 누구보다 배고픈 처지를 잘 알기에 처음 가게를 열기 시작했을 때부터 2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핫도그 가격을 동결했다고. 혹시라도 헛걸음을 하는 손님이 있을까봐 매일 새벽 4시부터 나와서 제일 먼저 거리의 아침을 연다는 사장님. 추운 날씨에도 배고픈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이곳의 따뜻한 인정에 거리가 훈훈해진다.  

행복을 선물하는 마술사 할아버지 

삼성동의 한 주택가를 걷는데 웬 마당에서 어르신들이 마술 연습에 한창이다. 15년째 마술을 해오며 노인 예술단을 결성해 이끌고 있는 김영래 어르신. 무역 사업을 하다가 IMF때 찾아온 위기로 일을 그만둔 후, 힘든 시간을 보내다가 우연히 마술을 접하며 삶의 즐거움을 찾았다. 본인과 같은 처지인 노인들에게도 이런 즐거움을 알려주기 위해 몇 년 전부터 마술을 가르치기 시작했다는데. 그리고 함께 경로당, 유치원, 요양병원 등을 다니며 웃음이 필요한 곳에 공연을 다니며 행복을 나누고 있다. 코로나19로 잠시 공연은 중단됐지만, 새해에는 상황이 나아질 거라 믿고 마술 연습에 정진하는 어르신들. 어딘가 서툴지만 누구보다 열정이 넘치는 어르신들의 마술 시범에 어느샌가 슬며시 웃음이 꽃핀다.  

9전 10기 인생, 청년의 ‘눈꽃 주꾸미’ 

서울대입구역 2번 출구 일대는 일명 ‘샤로수길’로 불리며 관악구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젊은 상권이다. 젊은 층 유동인구가 많은 만큼 독특한 먹거리가 많은데. 배우 김영철은 거리를 걷다 주꾸미를 옮기고 있는 모자를 만난다. 주꾸미 식당을 운영하는 아들 임정묵 씨가 자신 있게 추천한 ‘눈꽃’이 올라간 주꾸미를 맛보기 위해 가게로 들어가 보는데. 가게로 들어서자마자 토치로 주꾸미에 불을 붙이는 ‘주꾸미 불꽃 쇼’가 펼쳐진다. 화려한 볼거리와 맛으로 입소문이 났다는 이곳은 자칭 ‘9전 10기’ 오뚝이 인생 임정묵 씨가 여러 번의 실패 끝에 이뤄낸 피와 땀이 어린 가게다. 20대 때부터 10년 동안 거듭됐던 실패는 성공의 값이라면 너무 아픈 시간이었다. 그럼에도 젊음이 무기라고 했던가,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난 그는 주꾸미를 8년 동안 연구하며 답을 찾았단다. 직접 개발한 석쇠에 비법 소스를 묻힌 주꾸미와, 매운 맛을 잡아줄 치즈를 하얀 눈처럼 올리면 그의 비기 ‘눈꽃 주꾸미’가 된다. 청년의 노력과 열정이 담긴 불 맛 가득한 주꾸미를 맛본다. 

강감찬 장군의 탄생 설화가 깃든 곳, 낙성대공원 

서울대학교 인근에 위치한 낙성대는 지명을 보고 대학교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고려시대 명장 강감찬 장군의 탄생 설화가 깃든 곳이다. 낙성대는 ‘별이 떨어진 곳’이라는 뜻으로 강감찬 장군이 태어나던 날 밤, 하늘에서 큰 별이 떨어졌다는 설화를 바탕으로 지어졌다. 장군의 큰 도량을 닮은 듯 널찍한 공원은 주민들이 산책, 나들이, 운동 장소 등으로 찾아오며 도심 속 휴식처로 자리 잡았다. 강감찬 장군의 영정을 모신 사당인 안국사와 장군의 모습을 본뜬 동상 등을 둘러보며 천 년 전 나라를 지켰던 강감찬 장군의 용맹함을 느껴본다. 

50년째 고시촌을 지키는 노부부의 수선집 

신림동은 1980년대부터 고시촌이라 불리며 지방에서 올라온 서울대학교 학생들과 사법시험을 준비하던 청년들이 꿈을 키웠던 곳이다. 4년 전 사법고시가 폐지되며 독서실과 고시원으로 가득했던 거리의 모습은 많이 변했지만 여전히 몇몇 골목에는 그 풍경이 그대로 남아있다. 그곳을 찬찬히 둘러보며 걷다가 세월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는 수선집을 마주친다. 간판도 내걸지 않고 지붕이 낮게 꺼진 작은 가게에서 나란히 앉아 재봉틀을 돌리는 노부부의 모습은 마치 시간을 멈춘 듯 천천히 흘러가는데. 이곳은 50년 전 이 동네에 양복점을 차렸던 남편과, 그를 따라 일을 돕다 반 전문가가 된 아내가 함께 운영하는 수선집이다. 부부는 50년 세월, 고시촌의 역사 속에서 학생들의 옷을 수선하며 고락을 함께했단다. 옷 한 벌 사서 해질 때까지 입었던 그 시절, 수선집은 가난한 학생들의 헌 옷을 감쪽같이 새 옷으로 만들어주던 구세주 같은 공간이었다. 이제는 고시생들도 사라지고 옷을 수선해 입는 이들도 거의 없지만, 남은 인생도 같은 자리를 지키겠다는 부부. 이들의 50년 이야기 실타래를 풀어내 본다.  

꽃향기를 마시다, ‘꽃카페’

긴 세월, 오래 터를 지킨 가게들도 있지만,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새롭게 도전하는 젊은 창업인들도 많은 것이 신림동의 특징. 길을 지나다 한 카페 유리창 너머로 꽃을 테이블에 두고 얘기 중인 연인이 보인다. 마치 꽃을 마시는 듯한 모습에 궁금해져 안으로 들어가 보니, 작은 꽃다발처럼 보인 그것은 음료 위에 꽃을 얹은 ‘꽃음료’란다. 플로리스트였던 어머니 덕분에 누구보다 꽃을 좋아했던 청년 김한별씨가 음료를 담는 잔 위에 뚜껑 대신 꽃을 얹어 눈도 즐겁고, 마실 때는 꽃향기로 코도 즐거운 이색 음료를 만들어낸 것이다. 보통 기념일 때나 찾는 꽃을 사람들이 보다 쉽게  접할 수 없을까 해서 고심하여 만들었단다. 일상에서 차 한잔의 여유를 갖는 것처럼, 꽃 한잔의 향기로운 추억까지 만들어주는 카페에서 배우 김영철도 아내를 위한 꽃 한 잔을 주문한다.  

새로운 메뉴로 인생 역전, 신원시장 육회라면 

신림역을 지나 조금 더 걷다 보면 정겨운 풍경의 신원시장이 나온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없듯 배우 김영철도 자연스레 시장으로 향하는데. 시장의 한 가게 좌판에서 나란히 고기를 썰고 돈가스를 튀기는 젊은 형제와 어머니를 만난다. 돈가스집인가 했더니 이 집의 메인 메뉴는 육회, 그 중에서도 최고의 인기 메뉴는‘육회라면’인데, 오랜 연구 끝에 개발한 매콤 새콤한 양념으로 비빈 라면에 신선한 육회를 함께 비벼 먹는 별미다. 체육관을 하다 운영이 힘들어져 문을 닫은 뒤 방황을 하던 남편 대신 아내가 식당을 운영하며 가정을 돌봐왔는데, 빼어난 음식 솜씨로 식당을 열었다 하면 장사가 잘 되었지만, 그럴 때마다 임대인에게 가게를 비워달라는 요구를 받아 무려 8번이나 자리를 옮기며 서러움을 겪었다고. 어렵게 다시 자리를 잡은 이곳 신원식당에서 이제는 장사도, 부부 사랑도 더욱 단단해지고 있다는데. 배우 김영철도 부부의 노력이 담긴 육회라면 한 그릇을 맛보고, 부부의 새해 소망을 듣는다. 

마지막 달동네를 지키는 고물상 부부 

관악구의 마지막 달동네라고 불리는 삼성동의 밤골마을은 낡은 주택들과 함께 멀리 아파트가 늘어선 풍경이 이질적이다. 배우 김영철은 사라져가는 마을의 풍경을 감상하다가, 리어카에 고물을 싣고 가는 어르신을 만나는데. 배우 김영철은 무거운 리어카를 대신 끌어드리며 어르신이 매일 내 집처럼 오간다는 고물상으로 함께 향한다. 동네를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 항상 고물이 넘치고 폐지를 주워 생활하는 어르신들이 대부분인 동네인지라 이 고물상이 사랑방 역할을 한다는데. 고물상을 찾는 어르신들에게 항상 쉬었다 갈 수 있도록 따뜻한 커피를 무제한으로 제공한다는 고물상 부부. 남편 박기천 씨는 6남매 장남으로 태어나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유년시절 머슴살이를 하며 자랐고, 아내 오복식 씨는 그런 남편을 만나 가정을 건사하기 위해 똥지게를 나를 정도로 많은 고생을 했다. 하지만 부부는 늘 어제보다 오늘이 하루하루 조금씩 나아졌기에, 살아온 삶에 만족한단다. 과거도 미래도 아닌, 지금 이 순간만을 생각하고 살아간다는 고물상 부부의 행복의 의미를 들어본다. 

모든 하루를 새해 첫 날처럼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사람들의 동네. 어제보다 오늘이 더 나을 거라는 희망을 품고 반짝이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1월 1일 저녁 7시 10분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제151화. 신년기획 반짝인다 지금 이 순간 – 서울 관악구] 편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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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C뉴스ㅣCBCNEWS 박은철 기자 press@cb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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