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BC뉴스]유럽연합(EU)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거래적 동맹정책에 대응해 안보 자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럽 최대의 안보 위기인 우크라이나 전쟁 해결을 위한 협상에서 미국이 러시아와 밀착하는 모습을 보이자, 유럽은 독자적인 안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유럽 정치인들은 잇따라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방문해 지지 의사를 표명하고 있으며, 유럽 외무장관들은 브뤼셀에서 우크라이나를 위한 '자체 지원 패키지'를 논의 중이다. 이번 패키지는 200억 유로(약 29조 원)를 넘을 것으로 보이며,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도 추가될 전망이다. 또한, EU는 방위비 지출 확대를 고려 중이다.
유럽의 이러한 움직임은 미국에 대한 안보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원 축소 언급에 따라 유럽 지도자들이 대륙의 안보 공백을 메우려 애쓰고 있다"고 전했다. CNN은 "미국이 더는 유럽 안보의 보증인이 아니라는 발언이 80년 된 규범을 뒤흔들었다"고 보도했다.
특히, 독일 기독민주당 프리드리히 메르츠 대표는 안보적 자립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그는 "유럽을 강화해 단계적으로 미국으로부터 독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NYT는 유럽이 독자적으로 방위비를 충당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지적했다. 유럽의 싱크탱크들은 미국의 지원 없이 연간 2,500억 유로의 추가 국방비 지출이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유럽은 국방 지출 확대를 위해 공동 채권 발행과 재정 적자 폭 완화 등을 논의 중이며, 군사 지출에 대한 재정 규칙 예외 적용도 고려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안보의 최후 수단으로 핵무력 강화도 언급되고 있다. 메르츠 대표는 미국에 대한 안보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영국과 프랑스의 핵무기를 독일 보호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사발신지=연합뉴스)
▮ CBC뉴스ㅣCBCNEWS 하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