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전 UDC 행사에 참석했던 김형년 부회장. 사진=UDC 유튜브 갈무리. [반응이 센 CBC뉴스ㅣCBCNEWS]](/news/photo/202601/549080_368538_040.jpg)
[CBC뉴스] 디지털 자산 산업에서 두나무를 규정할 때 흔히 따라붙는 수식어는 ‘국내 최대 거래소 운영사’다. 그러나 이 표현은 결과를 설명할 뿐, 그 결과가 만들어지기까지의 선택과 판단을 충분히 담아내지는 못한다. CES에서 미래 기술이 아직 표준이 되기 전, 산업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핵심 지점, 즉 레버리지 포인트가 먼저 제시되듯 두나무 역시 시장의 방향과 제도의 윤곽이 정리되기 이전부터 어디에 힘을 실어야 실제 변화가 일어나는지를 점검해 왔다.
이 과정에는 김형년 부회장을 포함해 제도와 기술 사이의 접점을 실무적으로 다뤄온 인물들의 참여가 있었다. 다만 이는 특정 개인의 결단을 강조하기보다, 규제가 확정되기 전 단계에서 산업이 작동하기 위한 최소 조건과 핵심 변수들을 차분히 짚어온 조직적 접근에 가깝다. 그렇게 축적된 선택의 기록은 단순한 거래소 운영을 넘어, 디지털 자산 산업의 구조적 변화를 어디에서 촉발할 수 있는지를 시험해 온 과정으로 읽힌다.
김형년 시스템 신뢰도 높이는데 치중
국내 디지털 자산 시장이 급팽창하던 초기, 많은 사업자들이 상장 경쟁과 거래량 확대에 집중했다.
반면 두나무는 상대적으로 눈에 띄지 않는 영역에 투자를 이어갔다. 보안 체계, 인프라 안정성, 이용자 보호 장치 등은 단기간 성과로 환산되기 어려운 선택이었다. 그럼에도 이 축적은 이후 제도 논의가 본격화되는 국면에서 두나무를 독특한 위치에 올려놓았다.
두나무의 전략은 ‘규제에 빠르게 반응하는 기업’이라기보다, 규제가 현실에 안착할 수 있는 조건을 미리 준비해온 기업에 가깝다.
정책 환경이 바뀔 때마다 방향을 수정하기보다는, 이미 쌓아둔 구조 위에서 조정이 가능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동일한 원칙을 유지해왔다는 점은, 단기 성과보다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우선해왔다는 신호로 읽힌다.
이러한 기조는 이용자 보호를 바라보는 관점에서도 드러난다. 두나무는 투자 판단 자체를 통제하려 들기보다, 정보 접근성과 시스템 신뢰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 이는 ‘위험을 없애는 방식’이 아니라, 위험을 인지한 상태에서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방식이다.
이 선택은 투자자 구성 변화와 맞물리며 의미를 더한다. 업비트 출범 이후 시간이 흐르며 이용자층은 자연스럽게 성숙해졌고, 경험치 역시 높아졌다. 단기 가격 변동보다 거래 환경의 안정성, 플랫폼의 지속성, 제도 대응 역량을 평가 기준으로 삼는 투자자들이 늘어났다. 두나무가 축적해온 구조는 바로 이 지점에서 경쟁력으로 작동했다.
이 같은 방향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장면은 지난해 열린 D-CON 2025에서의 김형년 부회장 발언이다.
당시 김 부회장은 블록체인의 본질적 속성으로 ‘국경이 없다’는 점을 짚으며, “무언가를 막으려고만 하면 자꾸 보이지 않는 곳으로 이동하려는 성향을 먼저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규제의 필요성을 부정하기보다는, 규제가 실제로 작동할 수 있는 지점을 어디에 둘 것인가에 대한 문제 제기였다.
두나무 내부에서 이러한 판단과 우선순위를 설계해온 인물로 김형년 부회장의 이름을 빼놓기 어렵다. 회사가 무엇을 먼저 선택했고 무엇을 뒤로 미뤄왔는지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드러난다. 빠른 확장보다 안정성을, 단기 수익보다 구조를 택한 결정들 속에 그의 시선이 스며 있다.
디지털 자산 산업은 여전히 변화의 한복판에 있다. 그러나 산업의 방향을 바꾸는 힘은 언제나 눈에 잘 띄는 곳에서 나오지 않는다. 두나무가 먼저 지나온 ‘제도 이전의 시간’은, 한국 디지털 자산 산업이 어떤 선택을 해왔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궤적이다.
그리고 그 궤적의 배경에는, 현실에서 작동하는 길을 먼저 고민해온 김 부회장의 전략가의 판단이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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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C뉴스ㅣCBCNEWS 권오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