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 코끼리 보호 위해 일부 구간 속도 제한

[CBC뉴스] 스리랑카 당국이 야생 코끼리와 열차 간의 충돌 사고를 줄이기 위해 일부 열차의 운행 시간을 조정하는 결단을 내렸다. EFE 통신은 4일 스리랑카 철도부가 코끼리들이 자주 철로를 횡단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열차 운행 시간을 변경했으며, 이 새로운 일정은 오는 7일부터 적용될 것이라고 전했다.
철도부는 성명에서 코끼리 철로 사고가 빈번한 북동부, 동부, 중부 지역의 특정 구간에서는 열차 운행 속도를 제한하라는 명령도 내렸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20일 중부지역에서 철로를 건너던 야생 코끼리 6마리가 열차에 치여 죽는 사고가 발생한 것을 포함하여 여러 사고들이 발생한 후 내려진 조치다. 특히 이 사고로 사망한 코끼리들 중 3마리는 새끼였으며, 사고 충격으로 인해 열차가 탈선하기도 했으나 승객들은 크게 다치지 않았다.
최근에도 또 다른 코끼리가 열차에 치여 중상을 입은 사건이 발생해, 코끼리 보호를 위한 조치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스리랑카 농업부에 따르면, 현재 스리랑카에는 약 7천 마리의 야생 코끼리가 서식하고 있으며, 이들을 해치는 것은 범죄 행위로 간주된다. 그러나 코끼리들이 농작물을 훼손하거나 사람들을 위협하는 사건이 늘면서 인간과의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스리랑카 야생동식물보전부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388마리의 코끼리가 죽었으며, 이 중 155마리는 인간과의 갈등으로 인한 사망이었다. 2015년부터 현재까지 스리랑카에서 죽은 코끼리 수는 약 3천500마리에 달한다. 환경 단체와 동물보호 단체들은 사람들이 무분별하게 정착지와 농지를 확장하면서 코끼리들의 서식지가 줄어든 것이 문제의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코끼리와 인간 간의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스리랑카 정부의 이번 열차 운행 시간 조정은 야생 코끼리 보호와 함께 인간과의 공존을 위한 중요한 발걸음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조치가 코끼리 보호에 얼마나 효과적일지, 그리고 앞으로의 추가적인 대책이 어떻게 마련될지는 계속해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스리랑카는 이러한 노력을 통해 코끼리와 인간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CBC뉴스ㅣCBCNEWS 한종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