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BC뉴스] 최근 한국 도로에서 경차의 존재감이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 경차는 주차가 용이하고 경제성이 뛰어나 오랜 기간 동안 소비자들에게 사랑받아온 차량이었다. 하지만 최근 경차의 인기가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는 사실이 다양한 보고서를 통해 밝혀졌다. 이러한 변화의 원인은 무엇일까?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경차 판매량은 2012년 21만6천221대로 정점을 찍은 이후 꾸준히 감소해 2021년에는 9만8천781대로 줄어들었다. 2022년에는 잠시 반등했으나, 2023년 다시 하락세를 보였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의 자료에 따르면, 2025년 5월 기준 경차 신규 등록 대수는 전년 대비 37.4% 급감한 5천626대에 불과했다. 이 추세라면 올해 경차 판매량이 7만 대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차의 몰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한국에서는 자동차가 사회적 지위와 부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경향이 강하다. 따라서 크고 고급스러운 차량이 선호되는 반면, 실용성과 가격이 주요한 경차는 상대적으로 저평가된다. 경차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였던 가격도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다. 예를 들어, 기아의 레이와 현대의 캐스퍼는 풀옵션 모델의 경우 가격이 2천만 원 전후로, 비슷한 가격대의 소형 SUV나 준중형 세단과 경쟁하기에 불리하다.
또한, 경차 구매 시 제공되던 다양한 혜택이 점차 축소되고 있다. 예전에는 경차 구매 시 취득세와 자동차세 감면, 유류세 환급, 보험료 할인 등의 혜택이 제공됐지만, 이러한 혜택이 줄어들면서 경차의 경제적 이점이 감소했다. 제조사들도 경차의 낮은 판매량 때문에 새로운 모델 개발에 소극적이다.
그러나 경차에 대한 수요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특히 1인 가구나 출퇴근용 세컨드카로 경차를 찾는 소비자는 여전히 존재한다. KB캐피탈의 중고차 거래 플랫폼 'KB차차차'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가솔린 중고차 판매량 상위 5개 중 모닝, 레이, 스파크 등 세 차종이 모두 경차였다.
경차의 인기가 하락한 것은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도 경차의 존재감은 미미하다. 자동차 전문 매체 모터1이 집계한 지난해 전 세계 판매량 상위 20개 모델 중 경차는 없었다. 국가별로 선호하는 차종도 다르다. 일본은 경차의 천국으로, 경차가 전체 자동차 시장의 약 40%를 차지한다. 일본 정부는 경차에 대해 일반 차량보다 세제 혜택을 부여하며, 차고지 증명도 경차에 한해서는 면제된다.
반면 미국은 넓은 국토와 저렴한 휘발유 가격 덕분에 SUV와 픽업트럭이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미국 내 판매 상위 모델은 모두 픽업트럭 또는 SUV였다. 유럽은 경차와 소형 해치백을, 동남아시아는 미니밴을 선호하는 등 국가별로 자동차 선호도는 다르게 나타난다.
경차의 미래는 불투명하지만, 여전히 특정 소비층에게는 매력적인 선택지로 남아 있다. 한국 도로에서 경차가 사라지지 않도록 제조사와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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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C뉴스ㅣCBCNEWS 허연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