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 간 갈등과 정치적 양극화까지 아우르는 현대적 사회적 스릴러
![버넘 숲[열린책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news/photo/202503/489372_300693_1632.jpg)
[CBC뉴스] 엘리너 캐턴의 최신 장편소설 '버넘 숲'은 현대 사회의 복잡한 문제들을 담아낸 사회적 스릴러로, 환경운동 단체와 자본주의의 대립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이 작품은 버려진 땅을 가꾸며 지속 가능한 공동체를 꿈꾸는 환경운동 단체 '버넘 숲'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단체의 리더인 미라는 공동체의 이상을 실현하고자 노력하지만, 현실의 높은 벽에 부딪혀 좌절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미라는 산사태로 고립된 마을 손다이크를 탐사하던 중 억만장자 기업가 로버트 르모인을 만나게 된다. 르모인은 손다이크에서 추진하던 비밀 프로젝트를 감추기 위해 버넘 숲에 재정 지원을 약속하며, 미라는 그를 이용해 공동체를 재건하려 한다. 그러나 조직 내 강경파인 토니는 "르모인은 우리가 지지하는 모든 것의 정반대에 있는 사람"이라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인다.
캐턴은 이번 작품에서 등장인물들의 선과 악을 명확히 구분하지 않고, 각자의 신념과 갈등을 치밀하게 그려내며 독자에게 흥미로운 질문을 던진다. 미라는 이상을 추구하지만 때로는 현실과 타협하는 인물로, 르모인은 탐욕스럽지만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성향을 지닌다. 이들 간의 복잡한 관계와 긴장감 넘치는 상황 전개는 독자에게 깊은 몰입감을 선사한다.
또한, '버넘 숲'은 세대 간 갈등과 정치적 양극화까지 건드리며, 밀레니얼 세대와 베이비부머 세대의 충돌, 진보와 보수의 이념적 논쟁, 공동체주의와 개인주의의 대립을 작품 곳곳에 배치한다. 이러한 요소들은 현대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독자에게 '옳고 그름을 결정하는 기준은 무엇인가'라는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2013년 부커상을 최연소로 수상하며 문단의 주목을 받은 캐턴은 이번 작품에서도 그녀만의 독창적인 서사와 날카로운 사회 비판을 이어간다. '버넘 숲'은 단순한 환경과 자본의 대립을 넘어, 현대 사회의 복잡한 양상들을 심도 있게 탐구하는 작품으로, 독자에게 많은 생각거리를 제공할 것이다.
▮ CBC뉴스ㅣCBCNEWS 한종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