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BC뉴스] 최근 가상자산 거래소를 향한 금융당국의 지분관련 제도가 논의되고 있다. 특히 대주주 지분율을 특정 구간(20~34%)으로 묶어두려는 움직임은 시장을 제도권 금융 규율로 편입시키려는 시그널로 읽힌다.
당국이 거래소의 공적 책임을 강조하며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요구하는 명분은 분명하다. 수조 원의 고객 자산이 오가는 플랫폼이 특정 개인이나 법인의 사유물처럼 운영될 때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이러한 ‘지분 제한’식 규제가 신산업의 본질적 역동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점은 여전히 뼈아픈 대목이다.
가상자산 산업은 태생적으로 기민한 기술 대응을 동력 삼아 성장했다.
초기 단계의 테크 기업에 있어 대주주의 강력한 지배력은 단순히 권력의 집중이 아닌,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서 즉각적인 투자를 결정하고 책임을 지는 '경영'의 근간이 되기도 한다.
지배력을 인위적으로 희석시키는 조치가 자칫 의사결정 구조를 경직시키고, 책임 소재가 불분명한 '경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글로벌 무대와의 속도 차이도 간과할 수 없다. 해외 유수의 거래소들이 창업자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웹3.0 생태계를 선점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시점에서, 국내 거래소들만 지배구조 재편이라는 내부 숙제에 매몰될 경우 '갈라파고스적 규제'의 늪에 빠질 위험이 크다.
글로벌 시장은 지금 규제의 투명성을 높이면서도 기업의 확장성을 저해하지 않는 정교한 제도적 기틀을 마련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결국 핵심은 '지분율 숫자' 자체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강제적인 지분 매각보다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상시화하고, 내부통제 시스템을 고도화하며, 공시 의무를 강화하는 등 소프트웨어적인 감시 체계를 촘촘히 하는 것이 산업의 경쟁력을 지키면서도 공공성을 확보하는 합리적 대안이 될 수 있다.
규제는 시장을 가두는 울타리가 아니라, 안전하게 달릴 수 있는 트랙이 되어야 한다. 가상자산 거래소가 신뢰받는 금융 플랫폼으로 거듭나길 바란다면, 산업의 성장판을 닫지 않으면서도 건전성을 유도할 수 있는 보다 유연하고 지능적인 규제 설계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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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C뉴스ㅣCBCNEWS 권오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