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BC뉴스] 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비만 아동과 청소년이 음식 중독 증세가 심할수록 감정 및 행동 조절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질병관리청과 한림대 가정의학과 박경희 교수 연구팀이 국립보건연구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했으며, 결과는 국제 학술지 'Obesity Research & Clinical Practice'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체질량지수(BMI) 백분위수 85번째 이상인, 즉 BMI 상위 15% 이내에 속하는 과체중 이상의 아동과 청소년 224명(평균 연령 11.4세)을 대상으로 음식 중독과 정서·행동 문제 간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음식 중독은 특정 음식에 대한 강한 욕구를 느끼고 필요 이상으로 과도하게 섭취하는 현상으로 정의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연구 대상자 중 19.6%인 44명이 음식 중독 고위험군으로 분류됐다. 이 고위험군의 평균 음식 중독 증상 수는 4.05개로, 정상군의 1.31개와 비교해 현저히 높았다. 특히, 음식 중독 고위험군에 속하는 아동들은 정상군에 비해 비만 정도가 더 높고, 자존감이 낮으며 가족 간의 정서적 교류나 지지 등 가족 기능도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음식 중독 증상이 많을수록 불안이나 우울 등 감정 문제나 충동적 행동 문제가 심화되고, 학업 수행 능력 점수는 낮아지는 경향이 관찰됐다. 연구팀은 이 같은 결과를 토대로 "최근 증가하는 아동·청소년 비만은 성인기까지 이어져 심혈관질환 등 신체적 문제뿐만 아니라 정신건강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음식 중독에 대한 이해는 아동·청소년의 비만과 심리적 어려움을 예방·치료하는 데 중요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현영 국립보건연구원장은 "음식 중독은 단순한 식습관의 문제가 아니라 비만과 정신건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며, "음식 중독에 대한 세심한 이해와 평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음식 중독이 아동 및 청소년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고, 이를 기반으로 보다 효과적인 예방 및 치료 방안을 모색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음식 중독과 관련된 연구는 비만과 정신건강의 상관관계를 더욱 명확히 하여 아동과 청소년의 건강 문제 해결에 중요한 기초 자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음식 중독에 대한 인식과 조기 개입이 아동·청소년의 건강한 성장과 발달을 지원하는 데 필수적이다"라고 조언했다.
▮ CBC뉴스ㅣCBCNEWS 한종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