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온기에 아열대·열대성 어류 비율 급증, 온대성 어류는 감소
![저수온기에 독도 주변 바다에서 가장 빈번하게 관찰된 어류(A∼C)와 고수온기 제일 빈번하게 관찰된 어류(D∼F). A는 가막베도라치(온대성), B와 D는 자리돔(아열대성), C는 개볼락(온대성), E는 어렝놀래기(열대성), F는 돌돔(온대성). [울릉도와 독도 생물다양성 특성 연구 보고서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news/photo/202503/489262_300594_4729.jpg)
[CBC뉴스] 기후변화가 전 세계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더 뚜렷해지고 있는 가운데, 울릉도와 독도 주변 바다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국립생물자원관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이 지역의 수온이 상승하면서 아열대와 열대성 어류의 비율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울릉도와 독도 주변에서 수온이 평균 10도인 4월에는 52종의 어류가 관찰된 반면, 평균 24도에 이르는 9월에는 105종으로 증가했다. 이는 고수온기에 어류 종수가 두 배 이상 많아지는 것을 보여주며, 수온 상승이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여실히 드러낸다. 연구진은 "수온 상승이 울릉도와 독도 주변 바다 어류 종수 증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특히 울릉도의 경우, 저수온기에는 온대성 어류가 59.5%를 차지했으나, 고수온기에는 그 비율이 23.9%로 감소했다. 반면 열대·아열대성 어류는 저수온기 37.8%에서 고수온기 73.9%로 급증했다. 독도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관찰됐다. 저수온기에는 온대성 어류가 58.5%를 차지했지만, 고수온기에는 그 비율이 27.1%로 줄어들었다. 반대로 열대·아열대성 어류는 저수온기 23.9%에서 고수온기 73.9%로 크게 증가했다.
연구진은 "수온이 상승하며 종 구성이 변화하고 열대·아열대성 종의 유입이 많이 늘어나는 특징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기후변동으로 인한 동해 해수온 상승이 어류 분포와 이동의 변화를 초래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관측이 필요하다고 연구진은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울릉도와 독도 주변 바다에서 총 119종의 연안 천해성 어류가 확인됐으며, 이전 조사와 비교해 각각 12종과 20종이 새롭게 확인됐다. 이로써 울릉도에는 총 184종, 독도에는 221종의 어류가 서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러한 결과는 해양 생태계가 기후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립생물자원관의 보고서는 해양 생태계의 변화가 인류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을 경고하며, 기후변화 대응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동해 해수온이 상승하며 어류 분포·이동의 변화가 더 현저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커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관측이 요구된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이는 기후변화가 단순히 온도의 문제가 아니라, 해양 생물 다양성과 생태계 균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 CBC뉴스ㅣCBCNEWS 한종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