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생애를 고양이로 사시겠습니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신비로운 종이
![<strong>'고양이와 나' 책 표지 이미지</strong><br>[래빗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br>](/news/photo/202503/491900_303714_2029.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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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C뉴스] 새해 첫날, 보신각 타종 소리가 울려 퍼지는 순간, 도심 한가운데에 거대한 고양이가 등장한다. 이 고양이는 말없이 사람들에게 작은 종이를 건넨다. 종이에는 단 한 줄의 질문이 적혀 있다. "남은 생애를 고양이로 사시겠습니까?" 이 질문에 '예'라고 답한 사람들은 즉시 고양이로 변해버린다. 이러한 설정을 바탕으로 한 이종산의 소설집은 기묘한 상상력으로 가득 차 있다.
이 소설집에는 다섯 편의 단편소설이 수록되어 있으며, 각 이야기마다 고양이로 변한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중 표제작은 동성 연인이 고양이로 변하면서 겪는 이야기를 그린다. 주인공 화자는 연인이 사람일 때는 법적으로 가족으로 인정받지 못했으나, 연인이 고양이로 변하고 나서야 비로소 '보호자'로 등록되는 아이러니를 겪는다. "우리는 사람일 때는 가족이 아니었지만, 이제는 고양이로서 보호자와 가족이 됐어요"라는 대사는 이러한 상황을 극적으로 표현한다.
이종산 작가는 2012년 장편소설 '코끼리는 안녕'으로 문학동네 대학소설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그는 '빈 쇼핑백에 들어 있는 것', '게으른 삶', '커스터머', '벌레 폭풍'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독특한 상상력과 문체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이번 소설집에서도 그의 독창적인 상상력과 서정적인 문체가 돋보인다.
이종산의 작품은 고양이라는 친숙하면서도 신비로운 존재를 통해 인간 관계와 사회의 아이러니를 조명한다. 고양이로 변한다는 설정은 비현실적이지만, 그 안에 담긴 메시지는 현실적이다. "고양이가 된 후에야 비로소 보호자가 될 수 있었다"는 주인공의 이야기는 독자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다. 이는 단순히 기이한 현상을 넘어, 가족과 사회에서의 인정과 소속감에 대한 고찰로 이어진다.
이종산의 소설은 독자들에게 '만약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고양이로 변하는 삶을 선택함으로써 얻게 되는 자유와 소속감, 그리고 그에 따르는 새로운 관계의 형성을 통해 인간 존재의 본질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그의 작품은 이러한 철학적 물음을 던지며 독자들로 하여금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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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C뉴스ㅣCBCNEWS 한종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