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의 죽음 이후 황폐해진 삶, 끝나지 않는 이야기의 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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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C뉴스] 영국 소설가 크리스 휘타커의 장편 소설 '나의 작은 무법자'가 국내에 처음으로 번역 출간됐다. 이 작품은 2021년 영국 추리작가협회(CWA)가 최고의 범죄소설에 수여하는 골드 대거상을 받은 바 있으며, 그간 휘타커의 작품 중 처음으로 한국 독자들에게 선보이는 작품이다.
소설은 1975년 미국 서부 해안의 평화로운 마을 '케이프 헤이븐'을 배경으로, 열다섯 살 소년 소녀들의 일상적인 모임 뒤 벌어진 비극적인 사건에서 시작된다. 주인공 중 한 명인 빈센트는 실종된 일곱 살 소녀 시시의 죽음에 책임을 지고 30년 동안 복역하게 되는데, 이는 그의 인생뿐만 아니라 주변 인물들에게도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
소설은 시시의 죽음 이후 황폐해진 인물들의 삶을 통해, 한 사람의 죽음이 초래할 수 있는 끔찍한 결과를 보여준다. 특히 사건 이후 인물들의 변화된 심리와 복잡한 관계를 세밀하게 묘사하며, 독자들에게 단순한 선악 구도로 해석되지 않는 깊이 있는 서사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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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시시를 죽인 혐의로 복역했던 빈센트가 출소 후 스타와 더치스를 위험에서 구하면서 다시 얽히게 되는 것으로 전개된다. 숨겨진 사건의 진실이 인물들의 대화와 사건의 전개를 통해 드러나며, 600쪽에 달하는 분량에도 불구하고 속도감 있게 읽히는 것이 특징이다.
크리스 휘타커는 데뷔작 '톨 오크스'로 2017년 영국 신인 대거상을 수상한 이래 꾸준히 주목받고 있는 작가로, 이번 작품 역시 그의 세밀한 심리 묘사와 긴장감 넘치는 전개로 독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나의 작은 무법자'는 비극적 사건을 배경으로 하지만, 그 끝에서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메시지를 전하며 깊은 여운을 남긴다.
(기사발신지=연합뉴스)
▮ CBC뉴스ㅣCBCNEWS 한종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