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과 안정 대신 삶의 의미와 가치를 새롭게 설정하는 과정

[CBC뉴스] 중년에 접어들며 많은 이들이 겪는 심리적 혼란을 해소할 수 있는 지침서가 출간됐다. 미국 세이브룩대학교의 제임스 홀리스 교수는 그의 신간 '마흔에 읽는 융 심리학'을 통해 심리학자 칼 융의 사상을 바탕으로 중년의 위기를 진정한 자아를 찾기 위한 중요한 시기로 설명한다.
칼 융은 인간의 심리를 단순한 본능적 욕구가 아닌 무의식 속 깊이 자리한 집단적 경험과 자아실현 욕구에 의해 형성된다고 보았다. 그는 인간이 자아(ego)보다 더 깊은 차원의 자기(self)를 향해 성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년의 위기를 '개별화 과정'으로 보며, 이는 억눌려 있던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고 과거의 가치관을 재정립하는 중요한 단계라고 설명한다.
이 과정은 결코 쉽지 않다. 기존의 성공과 안정에 대한 기대를 내려놓고 자기 내면을 탐색하는 일은 불안과 두려움을 수반한다. 융은 이를 '인생의 두 번째 성장'이라고 부르며, 새로운 삶을 위한 필수적인 과정으로 강조한다. 홀리스 교수는 많은 중년의 사람들이 이러한 변화를 이해하지 못해 혼란에 빠진다고 지적하며, 이 시기에 중요한 것은 과거의 익숙한 패턴을 반복하는 대신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고 자신만의 삶의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라고 조언한다.
또한, 그는 '소명의 발견'을 강조한다.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노동이 아닌, 자기 존재 의미를 실현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 중년 이후 삶의 중요한 과제라고 제시한다. "진정한 소명은 우리가 삶을 통해 성장하고 확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그의 주장은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책은 개인의 성장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인간관계, 일, 가족 등 인생 전반에 걸친 문제를 분석하며, 반복적으로 겪는 갈등과 실망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를 탐구한다. 예를 들어, 부부관계에서의 갈등이 반복된다면 이는 상대방이 아닌 자신의 무의식적 패턴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마흔 이후에는 '자동조종 모드'에서 벗어나 스스로 삶의 주체가 되어야 하며, 두려움 대신 성장의 가능성을 선택해야 한다고 저자는 설득한다. "당신의 미래는 다음 계절처럼 당신을 향해 달려오고 있다. 지금이 바로 그 순간이며 존재하는 유일한 순간이다."라는 문구로 책을 마무리하며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기사발신지=연합뉴스)
▮ CBC뉴스ㅣCBCNEWS 한종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