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BC뉴스] 세계 주요 AI 기업들이 인공지능 개발 속도 조절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하면서, 한국 AI 산업에도 새로운 전략적 선택이 요구되고 있다.
최근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는 AI가 인간 개입 없이 스스로 발전하는 단계에 진입했다고 밝히며, 프론티어 AI 모델의 개발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아모데이 CEO는 AI 기업 내부에 제3자 상주 평가자를 두고, 민주주의 국가 간 공동 안전 기준을 마련한 뒤, 장기적으로 글로벌 공조 체제를 구축하는 3단계 방안을 제시했다. 이같은 제안에 샘 올트먼 오픈AI CEO, 일론 머스크 xAI CEO,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공동창업자 등 미국 빅테크 주요 인사들이 동조하면서, AI 개발 속도 조절론이 확산되고 있다.
국내 AI 업계에서는 속도 조절의 방식과 범위에 따라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특히 빅테크가 주도하는 안전 기준이 국제 규범으로 자리 잡을 경우, 국내 기업들은 자본력·인재·컴퓨팅 파워 등에서 열세임에도 불구하고 추가적인 의무 요건을 충족해야 할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상시 평가 등 각종 의무 요건이 제도화되면 사실상 진입 장벽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안전성과 신뢰성이 AI 경쟁의 핵심 기준으로 부상하면, 국내 기업의 검증 역량이 새로운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최정주 코난테크놀로지 AI연구소장은 프론티어 모델을 사용하는 쪽에서 독립 기관의 검증을 도입 조건으로 내세울 경우, 한국 기업에는 검증 역량이 경쟁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검증 자산을 쌓지 못하면 외부 검증 결과를 구매해야 하는 시장이 형성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병호 고려대 AI연구소 교수는 빅테크 모델과 국내 모델의 파라미터 규모 차이를 언급하며, AGI 성능 추격은 장기 과제로 두고 단기적으로는 제조 AX 특화 모델 등 한국의 강점을 살린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의 전략적 대응도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이 반도체 수출 통제와 첨단 기술 거버넌스를 안보 동맹과 연계해온 만큼, AI 안전 분야에서도 동맹국 중심의 공동 대응 요구가 있을 수 있다. 아모데이 CEO 역시 중국이 참여하지 않는 속도 조절은 서방 진영의 자기 제약에 그칠 수 있다고 인정했다. 한국 기업이 중국 시장과의 연결을 완전히 끊기 어려운 현실에서 국제 공조의 범위와 수위를 신중히 조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진형 KAIST 명예교수는 AI가 인간에게 해를 끼칠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타당하지만, 미국과 중국이 AI 개발을 주도하는 상황에서 개발을 전면 중단할 수는 없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기술 개발과 활용을 신속히 진행하면서도 잠재적 부작용을 방지할 안전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한국이 빅테크를 따라 전면 중단하기도 어렵고, 독자적으로 추진하다 국제적 비난을 살 수도 있다며, 범용 AGI 개발에 집중하기보다는 실용적 AI 개발에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업계는 국제 AI 안전 표준 설계에 적극 참여하면서도, 국내 산업 육성은 계속 추진하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AI 안전 담론과 규범이 형성되는 초기 단계에서 규칙 수용자가 아니라 설계에 참여하는 쪽에 서야 하며, 다양한 규모의 기업과 개발자, 연구자들의 목소리가 규범 설계에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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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C뉴스ㅣCBCNEWS 하영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