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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C뉴스]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9년 만에 소폭 반등했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23만8천300명으로, 전년 대비 8천300명(3.6%) 증가하며 출생아 수가 늘어난 것은 2015년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합계출산율도 0.75명으로 상승, 0.7명대에서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1.0명을 밑돌고 있는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더 이상 하락할 수 없는 수준까지 도달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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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통계청=연합뉴스]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인구동향조사 출생·사망통계'에 따르면, 출생아 수가 증가한 배경에는 인구 구조와 혼인 변동성이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1990년대 초반 출생아들이 결혼·출산기에 접어들면서 출생아 수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당시 출생한 세대는 2차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로, '2차 에코붐 세대'로 불리며 현재 30대 초반을 구성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미뤄졌던 결혼 수요가 엔데믹과 맞물려 몰린 점도 출생아 수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혼인 건수는 22만2천422명으로, 이는 2019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이러한 혼인 증가 추세는 출생아 수가 앞으로도 소폭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을 뒷받침한다.
박현정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30대 초반 여성 인구가 늘어났고, 코로나19로 지연됐던 혼인도 연속해서 증가했다"며 "결혼과 자녀에 대한 인식도 긍정적으로 바뀌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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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합계출산율의 반등이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합계출산율이 2022년 기준 1.51명인 것에 비해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여전히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일본조차 1.26명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국제적 기준에서 매우 낮은 수준이다.
또한, 인구 감소는 5년 연속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사망자는 35만8천400명으로 출생아 수를 12만명 웃돌며, 인구는 자연감소 추세를 지속하고 있다. 자연증가율은 지난해 -2.4명으로 전년과 같았다. 이러한 인구 감소 문제는 앞으로도 국가적 과제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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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2030년까지 합계출산율 1.0명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이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정책 지원과 사회적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출산율 반등은 긍정적인 신호지만, 국제적 수준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요구된다.
(기사발신지=연합뉴스)
▮ CBC뉴스ㅣCBCNEWS 하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