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BC뉴스] 시인 박현수(59)가 다섯 번째 시집 '시국시편'을 통해 독자들에게 새로운 상상의 세계를 선사한다. 이 시집은 '시국'이라는 가상의 국가를 배경으로 하여 현실의 정치와 사회를 풍자하는 시들을 담고 있다. 박 시인은 이 시집에서 이규보의 '동명왕편' 서문을 패러디하여 독자들에게 유머러스한 시작을 알린다.
시집의 첫 번째 시인 '서시'는 인사동의 골목에서 우연히 발견한 '시국유기'라는 책에서 비롯된 설정으로, 그 내용을 옮긴 것이 이 시집이라는 이야기를 펼친다. 박 시인은 "어느 날 인사동 한 골목에서 허름한 노인에게 고서 한 꾸러미를 샀는데, 거기에 기이한 책 한 권이 섞여 있었다"고 말하며, 이를 통해 시집의 독특한 시작을 알린다.
수록된 시들은 시국의 역사를 기록한 서사시의 형식을 취하고 있으나, 실상은 오늘날의 정치와 사회를 익살스럽게 풍자하고 있다. 예를 들어, 시 '천어요설'에서는 "문쇠 원년, 주술사 부부가 주술로 세상을 현혹하여 왕위에 올랐다"는 구절로 권력의 부조리를 드러낸다. 또한, 왕이 "요사스러운 기운이 가득하다고 하여 이전 궁을 폐하고 요하 이남 백여 리에 용궁을 지어 옮겼다"는 내용은 현실 세계의 권력 남용을 비꼬고 있다.
박 시인은 일부 시에서 문학 이론이나 사조를 시국의 인물로 의인화하는 재치를 발휘한다. 시 '전위'에서는 불란서현 사람인 '아반갈도'라는 인물을 통해 아방가르드(avant-garde)라는 문학 사조를 표현한다. 그는 "전위(田衛)는 불란서현 사람으로 속칭 아반갈도(亞反葛道)라 부르기도 한다"며, "그의 눈은 네 개이며 보는 곳이 모두 다르다"는 묘사를 통해 독특한 시적 상상력을 보여준다.
이처럼 박현수의 '시국시편'은 가상의 세계를 통해 현실의 사회적 문제를 재치 있게 풀어낸다. 그의 시들은 독자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제공하며, 시국의 역사를 통해 오늘날의 현실을 반영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시집은 박 시인의 문학적 재능과 풍자적 상상력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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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C뉴스ㅣCBCNEWS 한종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