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BC뉴스]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격정적인 연주가 통영국제음악제의 화려한 막을 올렸다. 28일 통영국제음악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이번 개막 공연은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특별한 무대였다. 관객들은 베를린 필하모닉의 바이올리니스트 한드 쿠든과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등장하자 큰 박수로 맞이했고, 지휘자 파비앵 가벨의 등장과 함께 공연이 시작됐다.
첫 곡으로는 윤이상의 '서곡'이 연주됐다. 1973년에 작곡된 이 작품은 윤이상의 독특한 작품 세계가 한국적인 울림을 담아내던 과도기의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곡은 음울한 현악의 흐름과 함께 바순, 플루트, 팀파니 등의 악기들이 가끔씩 등장하며 고요한 시작에서 점점 많은 악기가 합주하는 구조로 진행됐다.
서곡이 끝난 후,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무대에 올랐다. 관객들의 환호 속에 그는 파비앵 가벨과 함께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을 협연했다. 이 곡은 라흐마니노프가 깊은 우울증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준 박사에게 헌정한 작품으로 유명하다. 임윤찬은 첫 음에서부터 음울한 분위기를 전하며, 슬픔과 희망이 교차하는 복잡한 감정을 피아노를 통해 전달했다. 그의 연주는 마치 큰 슬픔을 꺼내듯이 깊고 힘이 실려 있었다.
2악장에서는 서정적인 분위기가 이어졌다. 오케스트라의 도입부에 이어 피아노가 관악기의 멜로디를 받쳐주는 형태로 진행됐으며, 임윤찬은 빠르고 섬세한 연주로 관객들의 집중을 이끌어냈다. 3악장에 이르러서는 경쾌한 분위기로 전환되어, 슬픔을 딛고 희망을 향해 나아가는 듯한 인상을 주었다. 임윤찬의 연주는 격정적이었고, 그의 열정은 청중에게 고스란히 전달됐다.
연주를 마친 임윤찬은 지휘자 가벨과 뜨거운 포옹을 나누며 관객들의 환호성과 기립 박수를 받았다. 이어진 앙코르에서는 리스트의 '순례의 해: 두 번째 해 이탈리아' 중 페트라르카 소네트 104번을 연주해 또 한 번 청중을 매료시켰다.
공연은 차이콥스키의 교향곡 4번으로 이어졌다. 팡파르로 시작된 이 곡은 춤곡의 리듬을 타며 관객들을 끌어들였고, 현악기가 재잘거리듯 표현하는 부분은 특히 인상적이었다. 이날 공연장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도 자리해 개막 공연을 관람했다.
이번 통영국제음악제의 개막 공연은 임윤찬과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의 협연으로, 관객들에게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선사했다. 이들은 슬픔과 희망을 오가는 음악의 힘을 통해 깊은 인상을 남겼으며, 앞으로 이어질 음악제의 기대감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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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C뉴스ㅣCBCNEWS 한종구 기자